[한경 Better life] 주부의 敵 퇴행성 관절염 방치하면 骨병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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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증상 이런 처방
"하루아침에 생긴 병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다만 갑작스레 큰 병이 찾아왔다고 믿는 것은 질병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지 않은 까닭이다. 무릎 관절염도 마찬가지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 관절의 퇴행이란 숙명과도 같다.
주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다가 일어설 때 무릎에서 '뿌두둑'하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소리가 빈번하지 않고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가볍게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잠깐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에서도 소리가 나고 통증까지 수반되는 경우라면 연골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처음에는 '못 걷는 것도 아니고 집안일 하다 보면 무릎쯤은 아플 수 있겠지'라며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연골은 통증을 느낄 수 없고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버티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제진호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통증이 점점 심해져 부랴부랴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이미 연골 손상이 많이 진행돼 비수술적 요법으로는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무릎이 뻣뻣해지고 약간의 통증이 있으면서 열이 나고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다면 즉각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치할 경우 밤이 되면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욱신거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고,심한 경우 연골이 다 닳아버려 뼈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나고 관절이 부으며 변형돼 다리가 휘기도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고혈압과 더불어 65세 이상 연령의 유병률이 전체 인구의 유병률보다 4배 이상 높다. 여성 환자의 비중이 70%를 넘는다. 실제 연세사랑병원에서 2008년 1월부터 2년간 무릎 관절염으로 찾아온 5940명 중 여성은 76%(4507명)에 달했다. 이 중 갱년기가 얼마 지나지 않은 연령대(50~69세)의 여성 환자들은 전체 여성 환자의 62%인 2794명이었다.
제 원장은 "갱년기로 인한 여성호르몬 감소 못지 않게 여성에게 두려운 것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에 통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활동량이 줄고 다시 이 때문에 체중이 늘어 관절염이 악화되는 악순환"이라며 "이를 조기에 치료하는 데 PRP주사요법을 추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PRP(혈소판풍부혈장)는 혈액 중 지혈과 상처 치유의 작용을 하는 혈소판만을 분리해 4~6배로 농축한 것으로 TGF,PDGF,EGF,VEGF 등 각종 성장인자가 다량 함유돼 있다. 이를 손상된 연골이나 근육 · 인대에 주사하면 상피세포성장 촉진 · 혈관신생 · 상처치유 · 세포증식 · 콜라겐 및 히알우론산 생산 등을 도와 손상된 조직을 아물게 한다. 제 원장은 "표면이 까끌까끌하게 일어난 정도의 연골 손상에 PRP를 주사하면 더 이상 찢어지거나 갈라지지 않도록 자물쇠를 걸어놓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PRP 주사요법은 환자 피를 20~30㎖ 뽑아 원심분리기에 넣고 돌려 분리한 2~3㎖의 혈소판(약 120만개 이상)을 환부에 직접 주입하는 것으로 1주일에 한번씩,총 3회 주사한다. 30분 만에 시술이 끝나고 당일 바로 귀가할 수 있다. 효과는 대체로 1년 남짓 지속된다. 자기 혈액을 이용하기 때문에 면역거부 반응도 일어나지 않는다. 제 원장은 "PRP주사요법은 연골세포 활성도가 높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무릎의 초 · 중기 퇴행성 관절염뿐만 아니라 어깨회전근개질환,족저근막염,테니스엘보 환자 등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PRP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환자의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연골재생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 대체로 3가지 방법을 쓴다. 우선 연골 손상 부위가 1㎠ 이하로 비교적 작은 경우엔 미세천공술을 시행할 수 있다. 연골 밑에 있는 뼈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고 그 안에서 나온 혈액성분이 연골로 분화돼 손상된 부위를 덮어주는 방식이다. 수술 자체는 간단하지만 원래의 연골이 아닌 섬유성 연골로 재생되므로 내구성이 약할 수 있다.
자가골연골이식술은 연골 손상 부위가 4㎠ 이하일 때 적용할 수 있다. 뼈와 연골을 함께 채취해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전통적인 연골이식 방법으로 체중 부하를 받지 않는 건강한 무릎 연골을 떼어내 손상된 연골에 붙여 복원시키는 원리다.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은 연골 손상 부위가 4㎠ 이상인 경우에 시행한다. 자가 연골세포를 채취,배양한 뒤 환부에 주입한다. 연골 재생 능력이 비교적 뛰어나 초기 손상이거나 55세 이하의 환자에게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 수술 후 손상된 연골이 일단 재생되기만 하면 상당기간 사용할 수 있다. 인공관절 이식과 달리 수명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주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다가 일어설 때 무릎에서 '뿌두둑'하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소리가 빈번하지 않고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가볍게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잠깐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에서도 소리가 나고 통증까지 수반되는 경우라면 연골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처음에는 '못 걷는 것도 아니고 집안일 하다 보면 무릎쯤은 아플 수 있겠지'라며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연골은 통증을 느낄 수 없고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버티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제진호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통증이 점점 심해져 부랴부랴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이미 연골 손상이 많이 진행돼 비수술적 요법으로는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무릎이 뻣뻣해지고 약간의 통증이 있으면서 열이 나고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다면 즉각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치할 경우 밤이 되면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욱신거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고,심한 경우 연골이 다 닳아버려 뼈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나고 관절이 부으며 변형돼 다리가 휘기도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고혈압과 더불어 65세 이상 연령의 유병률이 전체 인구의 유병률보다 4배 이상 높다. 여성 환자의 비중이 70%를 넘는다. 실제 연세사랑병원에서 2008년 1월부터 2년간 무릎 관절염으로 찾아온 5940명 중 여성은 76%(4507명)에 달했다. 이 중 갱년기가 얼마 지나지 않은 연령대(50~69세)의 여성 환자들은 전체 여성 환자의 62%인 2794명이었다.
제 원장은 "갱년기로 인한 여성호르몬 감소 못지 않게 여성에게 두려운 것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에 통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활동량이 줄고 다시 이 때문에 체중이 늘어 관절염이 악화되는 악순환"이라며 "이를 조기에 치료하는 데 PRP주사요법을 추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PRP(혈소판풍부혈장)는 혈액 중 지혈과 상처 치유의 작용을 하는 혈소판만을 분리해 4~6배로 농축한 것으로 TGF,PDGF,EGF,VEGF 등 각종 성장인자가 다량 함유돼 있다. 이를 손상된 연골이나 근육 · 인대에 주사하면 상피세포성장 촉진 · 혈관신생 · 상처치유 · 세포증식 · 콜라겐 및 히알우론산 생산 등을 도와 손상된 조직을 아물게 한다. 제 원장은 "표면이 까끌까끌하게 일어난 정도의 연골 손상에 PRP를 주사하면 더 이상 찢어지거나 갈라지지 않도록 자물쇠를 걸어놓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PRP 주사요법은 환자 피를 20~30㎖ 뽑아 원심분리기에 넣고 돌려 분리한 2~3㎖의 혈소판(약 120만개 이상)을 환부에 직접 주입하는 것으로 1주일에 한번씩,총 3회 주사한다. 30분 만에 시술이 끝나고 당일 바로 귀가할 수 있다. 효과는 대체로 1년 남짓 지속된다. 자기 혈액을 이용하기 때문에 면역거부 반응도 일어나지 않는다. 제 원장은 "PRP주사요법은 연골세포 활성도가 높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무릎의 초 · 중기 퇴행성 관절염뿐만 아니라 어깨회전근개질환,족저근막염,테니스엘보 환자 등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PRP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환자의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연골재생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 대체로 3가지 방법을 쓴다. 우선 연골 손상 부위가 1㎠ 이하로 비교적 작은 경우엔 미세천공술을 시행할 수 있다. 연골 밑에 있는 뼈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고 그 안에서 나온 혈액성분이 연골로 분화돼 손상된 부위를 덮어주는 방식이다. 수술 자체는 간단하지만 원래의 연골이 아닌 섬유성 연골로 재생되므로 내구성이 약할 수 있다.
자가골연골이식술은 연골 손상 부위가 4㎠ 이하일 때 적용할 수 있다. 뼈와 연골을 함께 채취해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전통적인 연골이식 방법으로 체중 부하를 받지 않는 건강한 무릎 연골을 떼어내 손상된 연골에 붙여 복원시키는 원리다.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은 연골 손상 부위가 4㎠ 이상인 경우에 시행한다. 자가 연골세포를 채취,배양한 뒤 환부에 주입한다. 연골 재생 능력이 비교적 뛰어나 초기 손상이거나 55세 이하의 환자에게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 수술 후 손상된 연골이 일단 재생되기만 하면 상당기간 사용할 수 있다. 인공관절 이식과 달리 수명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