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7일 "개헌하려면 늦어도 연내에는 여야가 동수로 참여하는 개헌 특위를 만들어야 하고,이게 안되면 연말에 깨끗하게 개헌 추진 포기 선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개헌을 논의하기에 시기가 늦었는지,아직 괜찮은지는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지만 연말까지는 특위를 만들어야 이 정부 내에서 개헌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야당과 친박계에서 개헌에 비판적이라는 지적에 대해,2007년 4월 17대 국회 때 6당 원내대표들이 '개헌 문제를 18대 국회 초반에 처리한다'고 합의한 문서를 공개하면서 '개헌은 18대 국회의 의무'라고 단정했다. 그는 이어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과거 경기지사 시절 개헌 필요성을 스스로 인정한 적이 있고,박근혜 전 대표도 4년 중임제 정 · 부통령제를 원하지 않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개헌특위 구성과 관련,"개헌은 숫자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합의를 봐야 하는 것"이라며 "개헌특위는 여야 동수로 한다든지 하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특위는 올해안에 구성돼야 이 정부 내에서 개헌 가능성이 있다"고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그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 의총등을 통해 당 내에서 본격적으로 개헌 문제를 논의하겠다"면서 "하든 안 하든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권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놔야 민주당도 이에 따라 뭐든 결정할 것 아니냐"며 "민주당이 나서서 개헌을 하자 말자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깜짝 놀랐다"며 "대통령 임기 후반기로 넘어가는 지금 특위를 구성한다고 해도 개헌이 가능할지,과연 개헌을 추진할 동력조차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여권이 개헌 문제를 놓고 자기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고 있는 판에 저나 민주당은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맞아 죽는 개구리처럼 될 수는 없다"며 "한나라당은 계속 꿈 속에서 뜬구름 잡듯 헤매지 말고 개헌에 대한 당론을 정해 정식으로 협의하자고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진/민지혜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