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열풍 속에 트레킹 코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람결이 차가워지면서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도 뜨고 있다. 네팔은 전 세계 트레커들의 꿈의 목적지.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를 비롯해 8000m가 넘는 8개의 고봉과 만년설 풍경이 트레커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곳이다. 네팔 히말라야로 향해보자.걷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다면 누구나 따라 나설 수 있다. 일반인들을 위한 트레킹 코스가 그만큼 잘 나 있다.

◆영험한 설산 속으로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으로 대표되는 곳은 안나푸르나,랑탕,쿰부-에베레스트 등 세 지역이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푼힐 전망대 코스로 알려진 안나푸르나 파노라마 코스가 짧은 트레킹 일정에 알맞다. 보통 6~9일 일정으로 떠난다. 네팔 제2의 도시인 포카라에서 출발,나야풀~힐레~고레파니에서 푼힐 전망대를 본 뒤 간드룩~담푸스~페디로 내려온다.

포카라에서 안나푸르나 파노라마 트레킹의 출발점인 나야풀까지 차로 이동한다. 나야풀에서 모디강 너머의 계곡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힐레(1430m)에서 1박하고 해발 2000m 선을 넘는 반탄티를 거쳐 고레파니에 이르면 푼힐 전망대 바로 밑이다. 다음 날 새벽 일찍 헤드랜턴 불을 밝히고 1시간 남짓 오르면 푼힐 전망대(3193m).쏟아지는 별빛과 함께 동이 트는 설산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하면 국적도 다양한 트레커들이 약속이나 한 듯 감동의 포옹을 한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30여개의 히말라야 설산을 배경으로 한 일출 풍경이 그렇게 장엄할 수 없다. 다울라기리(8170m) 연봉,안나푸르나 1봉(8091m),안나푸르나 남봉(7250m),히운출리봉(6434m),마차푸차레봉(6950m)은 눈앞에 서 있는 것 같다. 따뜻한 밀크커피 한 잔의 추억도 잊을 수 없다.

안나푸르나 남쪽 사면의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코스도 히말라야 트레킹의 기본코스다.
짧게는 9일 일정부터 푼힐 전망대를 거치는 12일 일정이 있다. 인간이 정상을 밟은 최초의 8000m급 봉우리인 안나푸르나 1봉을 오르기 위해 전문등반대가 베이스캠프를 설치하는 곳까지 간다.

포카라에서 칸데로 이동,포타나~란드룩~시누와~데우랄리~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거쳐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히말라야 롯지~지누단다~비렌탄티~나야풀로 하산한다.

해발 3000m 근방에서부터 보이는 네팔 국화 '랄리 구란스' 군락이 거대한 밀림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준다. 촘롱의 경사를 올라서면 드디어 히말라야 설산에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른쪽에 우뚝한 마차푸차레봉 위용에 잠시 넋을 빼놓는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발치의 마지막 오르막을 올라서면 지상이 아닌 듯한 풍경과 해냈다는 감정이 북받쳐 모두들 말문을 열지 못한다.

◆호수 물 맑은 휴양명소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출 · 도착 지점은 포카라다. 네팔 젊은이들이 신혼여행지로 꼽는 휴양명소이기도 하다. 네팔 국왕의 별장도 있다.
포카라는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큰 페와호수가 자랑이다. 나뭇배로 호수 유람을 즐긴다. 잔잔한 호수에 비친 마차푸차레,안나푸르나 연봉 모습이 예술작품 같다. 호수 가운데 바라이섬에 잠시 머문다. 페와호수에도 커다란 호수마다 있는 장자못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 한 걸인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구걸을 했는데 농사를 짓던 가난한 노부부만이 그를 위해 밥상을 차렸다. 식사를 끝낸 걸인은 노부부에게 마을을 떠나라고 일러준 뒤 자취를 감춘다. 서둘러 높은 산으로 피해 뒤를 돌아본 노부부의 눈에 들어온 것은 호수 물뿐.그제서야 노부부는 걸인이 시바신의 현신인 것을 알고 바라이섬에 사원을 세웠다고 한다.

사랑코트(1592m)에서의 해맞이가 푼힐 전망대 해맞이의 감동에 뒤지지 않는다. 눈앞에 펼쳐진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 연봉 풍경이 드라마틱하다. 해가 떠오르면서 안나푸르나의 만년설이 먼저 황금빛으로 물들고 마차푸차레의 뾰족한 봉우리 끝이 마지막으로 타오른다.

파탈레 창고도 찾는다. 페와호수의 물이 땅속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지하폭포다. 목욕을 하다 변을 당한 스위스 관광객의 이름을 따 '데비의 폭포'라고도 한다. 국제산박물관도 찾아볼 만하다. 박물관에서 다울라기리,안나푸르나,마나슬루 세 봉우리가 한눈에 잡힌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TIP

네팔의 정식 국명은 네팔왕국이다. 한반도의 3분의 2 크기 땅에 2200만명이 산다. 수도는 카트만두(해발 1350m). 공용어는 네팔어.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한국보다 3시간15분 늦다. 통화 단위는 루피.미화 1달러에 70루피 내외. 생수 한 병에 20루피, 맥주 한 캔에 70루피 정도다.

여행하기 좋은 시기는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네팔 관문인 카트만두 트리부반국제공항에서 입국비자를 받을 수 있다. 25달러. 대한항공이 매주 월ㆍ금요일 카트만두 직항편을 운항한다.

하나투어(1577-1233)는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챌린지 투어'를 진행한다. 고산 가이드와 포터,한식 전담 주방팀이 동행한다. 참가자 전원에게 카고백(80ℓ)과 멀티스카프,무릎보호대 등을 선물한다. 트레킹 완주자에게 소형 우산을 준다. 가장 많은 쓰레기를 수거해오는 팀에 주는 친환경도우미상(4인 1조)으로 코오롱스포츠 20만원 상품권, 포토제닉상으로는 트레킹 배낭과 모자 등을 준비했다. 7박9일 일정으로 29일 출발한다. 1인당 209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