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에서 미국의 독주는 올해도 계속됐다.

올해 3명의 공동 수상자 가운데 피터 다이아몬드 매사추세츠대(MIT) 경제학 교수와 데일 모텐슨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미국인이다. 금년 수상자를 포함해 미국은 역대 노벨 경제학상에서 총 46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노벨 경제학상이 제정된 1969년 이후 올해까지 총 67명의 수상자 가운데 69%가 미국인인 셈이다. 노벨 경제학상의 미국 독식은 2000년대 들어 더 심해졌다. 2000년 이후 수상자 중 비(非) 미국인은 2003년 영국 출신의 클라이브 그레인저 교수와 2004년 노르웨이의 핀 쉬들란 교수,그리고 올해 수상자인 영국의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교수 등 단 3명에 불과하다.

이들도 학자로서의 경력을 대부분 미국에서 쌓았다. 쉬들란 교수는 현재 미 카네기멜론대에서,그레인저 교수는 1974년부터 40년 가까이 미 캘리포니아대에서 일했다.

노벨 경제학상이 미국인의 독무대가 되는 것은 미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경제학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하지만 지나친 편중 현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제 현상을 해석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채 '미국식 경제 해법'만이 대안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신흥 개발도상국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1998년 인도의 아흐마르티아 센 교수 단 1명에 불과한 점은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센 교수마저도 수상 당시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였다. 아시아 등 개도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벨 경제학상의 미국 편중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