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에는 독특한 비즈니스 문화가 있다.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 문화는 실용주의가 모든 생활에 철저히 녹아 있어 군더더기가 없다고 보면 된다.

첫째,웬만해서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 자기가 편한 복장을 하면 그만일 뿐,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넥타이에 정장을 한 사람은 자동차 판매원 아니면 보험 외판원이라고 할 정도로 정장을 입지 않는다.

둘째,조찬 문화가 많이 발달했다. 조찬 시간을 비즈니스 활용 시간으로 편입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보통 세미나가 오전 8시30분에 시작하면 오전 7시30분부터 1시간 정도가 네트워킹 시간이다. 이때 조찬이 제공되는데 메뉴도 매우 간단해서 베이글에 과일,커피 정도로 끝난다. 대부분 참석자들은 본 행사 시간보다 일찍 와서 네트워킹 시간에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 네트워크를 넓히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확연히 드러난다.

셋째는 네트워킹 문화다. 이곳은 알지 못하는 사람한테서 이메일이 올 경우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한국에서 거래처를 뚫기 위해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체 명단을 확보해 대표 이메일로 업무 연락을 보내도 회신이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곳 사람들이 조찬 모임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고 인맥을 넓혀 가는 것이 생활화한 이유다. 실리콘밸리에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링크트인(Linked In)이나 페이스북(Facebook) 등이 탄생하고 발달한 것도 이런 비즈니스 문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넷째,현안이 없는 약속이나 이유 없는 단순 방문 약속은 거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유 없는 만남이나 방문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실리콘밸리에는 뿌리박혀 있다. 이런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국내 기관의 고위 인사들이 꼭 필요한 사유가 없는데도 구글,애플,HP 등 글로벌 기업을 방문하겠다고 할 경우 그저 난처할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실용적인 상담 방식이다. 실리콘밸리 지역은 상담에서도 모든 것을 결론부터 얘기하고,왜 그런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지 하나부터 셋까지 논리 정연하게 간단히 설명한다. '엘리베이터 피치(pitch)'라고 할 수 있는 30초 안에 모든 설명이 요약돼야 하며,벤처투자가를 만나서 설명할 때도 왜 자기 회사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A4용지 1장짜리로 요약해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곳 글로벌 기업 직원들의 업무 브리핑 파워포인트는 배경색이 1~2가지로 제한되며 어떤 복잡한 브리핑도 10장(대부분 5장)을 넘어가는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