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의 관람객이 10일 오전 10시 서울 대치동 SETEC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문이 열리자마자 시타부스가 마련된 종합관(제1관)과 아울렛 매장이 있는 제3관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휴일 나들이를 떠나기 전 박람회를 둘러보려는 '얼리버드'들이다.

국내 최대 골프종합전시회인 '2010 한경 골프박람회'에는 나흘간 관람객 행렬이 이어지면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올해로 12년째인 한경 골프박람회는 골프의 새로운 흐름과 신제품을 소개하는 '정보 공유의 장'이자 '쇼핑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단연 인기는 클럽 시타

야마하골프 캘러웨이골프 던롭 등의 시타 부스에는 하루 종일 대기자가 꼬리를 물었다. 캘러웨이와 던롭은 소속 프로가 원포인트 레슨을 해준 데다 스윙 모습까지 촬영한 뒤 동영상이나 CD로 보내줘 큰 인기를 끌었다. 골프를 시작한 지 2년이 된 이성훈씨(41 · 경기도 분당)는 "드라이버샷 거리가 별로 나지 않는데 상체만으로 스윙한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앞으로 체중 이동에 대해 공부하고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많았다. 7세 아들과 박람회장에 들른 이승열씨(39 · 서울 대방동)는 "평소 쳐보고 싶었던 브랜드의 드라이버를 마음껏 휘둘러봤는데 아들이 갤러리로 응원해 줘서인지 더 잘 맞았다"며 기뻐했다.

◆신규 참가업체도 '대만족'

이번 박람회에서는 '드라이배트'라는 골프 연습용 배트를 선보인 아현통상,맞춤형 골프장갑 '엘케이글로브'를 판매하는 엘케이비스타,고무신 모양의 퍼터를 내놓은 아우럼퍼터 등 10여개 업체가 새롭게 참가했다.

박람회 기간 엘케이비스타 부스에서 매일 60여명이 3D(입체)로 손을 스캔한 데 이어 명함을 남긴 사람만 100여명에 달했다. 송원준 실장은 "공군조종사용 장갑을 생산 ·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3D로 스캔한 손에 딱맞는 장갑을 만드는 데다 영어 이니셜을 새겨줘 기업 관계자들의 대량 주문 관련 상담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박람회에 합류한 아우럼퍼터도 웃음만발이다. 박충기 사장은 "수천만원을 들여 홍보하는 것보다 (박람회 참가) 효과가 훨씬 큰 것 같다"면서 퍼터 모양이 고무신 형태인데 방향성까지 좋다 보니 관람객들이 팸플릿을 빠지지 않고 가져가는 등 관심이 높았다고 했다.

골프그립 제조업체인 골프스토리도 그립 교체와 판매 주문 쇄도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김문철 사장은 "광주에서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왔는데 내방객들이 많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울렛 매출 '쑥쑥'

참가업체들은 매출 증대폭이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올 시즌 골프업계는 기상 이변과 수요 감소로 고전했다. 박람회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매출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한 것이다. 클럽 판매업체들이 인터넷몰보다 10%가량 저렴한 가격에 대규모 물량을 쏟아낸다는 게 입소문을 타면서 아울렛 쇼핑객이 대거 몰렸다.

AK골프 디씨골프 버디야골프 등 대형 클럽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특히 많았다. 올해 처음 박람회에 참가한 버디야골프는 지난 9일 하루 매출이 8400만원에 육박한 데 이어 이날은 1억원을 넘겼다. 채창원 버디야골프 팀장은 "다른 박람회에도 참가했지만 이번이 매출과 관람객 측면에서 가장 많았다. 1주일만 연장하면 상반기 부진도 다 털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내년에 부스를 늘리겠다는 업체도 적지 않았다. 트로피 제조업체인 성제기업은 현장 판매는 하지 않았지만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단독 입점이어서인지 관람객들의 문의가 쇄도했기 때문.회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부스를 두 배로 늘릴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협찬 : 우리투자증권ㆍYAMA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