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녁 식탁에 오르고 싶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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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보면 마귀 할멈이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잔뜩 먹이는 장면이 나온다. 이유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아이들을 잡아먹기 위해서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원자폭탄 투하로 폐허가 된 일본에 자본을 투자, 일본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6ㆍ25 전쟁으로 초토화된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자본이 유입됐고,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구소련 붕괴로 아사(餓死) 직전에 있던 중국에도 미 자본의 힘이 여지없이 발휘됐다. 현재 중국은 명실공이 G2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들 세 국가의 공통점은 스스로 성장한 것이 아닌 미국의 자본에 의해 키워졌다는 점과 과도한 외화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헨젤과 그레텔'의 마귀 할멈처럼 아이들(한ㆍ중ㆍ일 3개국)에게 먹이는 맛있는 음식은 바로 '제조업'이다.
만일 제조업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크고 국가의 경제가 수출 위주로 편향되어 있다면, 금융위기가 발발할 경우 국가경제가 극히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취약점을 안게 된다.
미국이 달러를 많이 찍어내다보면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자국 화폐가치가 상승하면서 수출 전선에 문제가 생기게 되기 때문에 국가 내부 제조업의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무한정 매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
가장 먼저 살이 통통하게 올라 미국의 비상 식량이 된 나라는 일본이었다.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달러당 260엔이던 엔화가 120엔까지 속락함은 물론이거니와 그간 매입해 온 무수한 달러화의 하락으로 외화평가손이 발생, 돌이킬 수 없는 20년 불황의 단초가 됐다.
그리고 지금, 미국은 중국을 요리중에 있다. 중국이 현재 미국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오븐 속에 들어가 있는 형국이다.
제조업을 시작한 중국이 달러화의 양적완화로 얼마나 많은 달러를 매수했을까? 2조 달러가 넘어선다면 이로 인해 중국은 6000억 달러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 역시 통통하게 살이 오르면, 즉 경제적으로 더욱 강국이 되면, 미국의 또다른 적자를 메우기 위해 오븐 속으로 들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마귀할멈의 저녁 식탁에 오르고 싶지 않다면 서비스업 비중을 늘리고 외화가 급하게 유입되는 지금과 같은 때에 해외 투자를 적극 권장해서 나가는 돈과 들어오는 돈을 효율적으로 조절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