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세계 최대시장 EU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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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면 우리나라와 유럽연합이 자유무역협정, FTA에 정식 서명합니다.
내년 7월부터 세계 최대시장 EU와의 무역장벽이 사라지게 됩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이승필 기자, 한-EU FTA가 결국 정식 서명되는군요.
우리 시간으로 잠시 뒤 5시 45분에 벨기에 EU 이사회 본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바호주 집행위원장이 협정문에 정식 서명할 예정입니다.
협상을 개시한 지 3년 5개월 만에 거둔 성과인데요. 그동안 유럽 자동차 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우려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우리나라와 EU는 내년 7월 1일부터 협정문을 잠정발효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그때부터 관세 철폐 등 합의내용이 시행됩니다. 다만 그전에 양측 의회의 비준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EU는 세계 최대시장 아닙니까? FTA 체결의 의미가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EU는 국내총생산, GDP가 16조 4천억 달러로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 경제권입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중국에 이어 두 번째 수출 및 교역 상대입니다.
EU와 FTA 체결로 인한 효과도 그만큼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EU와 FTA를 체결한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한-EU FTA는 한-미 FTA보다 경제적 효과가 더 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한-EU FTA 이후 우리나라 GDP가 3%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미 FTA 이후 GDP 증가율이 1.3% 정도니까 한-EU FTA 효과가 두 배를 웃도는 것입니다. 다만 수출과 수입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해 무역 수지 개선효과는 제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출은 65억 달러, 수입은 63억 달러 늘어날 전망입니다.
당장 산업 부문별로 이해 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할 텐데요. 어디가 이익을 볼까요?
전자와 자동차가 최대 수혜산업입니다. 한국이 EU에 주로 수출하는 품목은 선박과 LCD, 승용차, 반도체 등입니다.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수출 품목 가운데 선박이 29%로 가장 많았는데요. 선박은 관세가 거의 없어 FTA 체결로 인한 효과가 미미합니다.
선박 다음이 가전제품입니다. 평판디스플레이와 무선전화기, 반도체, TV 등을 합치면 수출비중이 24%에 달하는데요. 평판디스플레이에 물리는 관세 3.7%와 무선전화기에 적용하는 최대 5% 관세 등이 협정문 발효 즉시 사라집니다. TV에는 현재 14%에 달하는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데 발효 5년 뒤 없어집니다.
그동안 한-EU FTA 최대 수혜산업으로 자동차가 꼽혀 왔는데 생각보다는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EU 수출에서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년 전만 하더라도 16%에 육박했는데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6.5%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지난해 4.8%에서 약간 회복한 수치인데요. 최근 국내 자동차업계가 해외공장을 늘림에 따라 국내에서 EU로 직접 수출하는 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1,500cc를 초과하는 중대형 승용차는 현재 10%인 관세가 잠정발효 3년 뒤에 철폐되고 1,500cc 이하 소형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5년 뒤에 관세가 사라집니다. 현재 소형 자동차는 10%,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8%의 관세를 물리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피해를 보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농축산물이 대표적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이 부문에서 13억8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FTA 체결로 국내 농가 피해가 한 해에 3천억 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EU FTA는 지금까지 한국이 체결한 것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아닙니까?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승필기자 sp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