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연구 · 개발(R&D) 분야에 3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지난해 3조원보다 23%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 투자다. 원천기술을 확보해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가려는 LG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투자는 휴대폰,디스플레이,석유화학,이동통신 등 주력사업의 기술혁신과 △태양전지 △차세대조명 △차세대전지 등 그린 신사업을 주도할 선행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린신사업에 20조원 투자

LG 미래 성장전략의 핵심은 '그린 2020' 전략이다. 202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해 그린 비즈니스를 조기 사업화하는 '그린웨이'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2020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의 15%를 그린 신사업에서 달성하고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량도 2009년 대비 40% 감축할 계획이다.

LG가 핵심 그린 사업으로 육성할 분야는 태양전지,차세대조명,차세대전지,발광다이오드(LED) 등이다. 태양전지 분야에서 LG전자는 지난해 말 생산능력 120㎿급 1기 라인을 완성, 올초 양산을 개시했으며 연말까지 120㎿급 1개 라인을 추가 구축할 예정이다. 2015년까지 태양전지 사업에 1조원을 투자해 매출 3조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차세대조명 분야에서는 LG전자가 연내 형광등과 사무실 조명을 대체할 수 있는 LED조명을 개발해 친환경 조명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호텔,백화점,대형 공공재 등 기업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내년부터는 해외 시장으로도 무대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연이은 해외 수주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전지 분야에서는 LG화학이 2015년 매출 2조원과 세계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달성,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정했다.

LED 분야에서는 LG이노텍이 파주 LED 생산라인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해 세계 LED패키지 시장 10% 확보 전략에 닻을 올렸다. LED 사업을 통해 2012년 1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선두 업체로 도약할 방침이다.

◆그린에너지

LG상사가 추진하는 청정개발체제(CDM)와 팜농장 등 그린에너지 사업도 LG의 새 미래를 열어줄 후보로 꼽힌다. LG상사는 액정표시장치(LCD) 제조분야 온실가스 감축 방법론을 개발,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유엔 승인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 구미6공장에 온실가스 저감설비를 구축하고 시험 가동도 완료했다. LG상사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 스카다우군에 1만6000㏊ 규모 팜농장을 확보하고 '팜 오일 플랜테이션' 사업에도 나섰다.

2011년까지 팜오일 가공공장을 완공하고 2012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연평균 8만t 규모의 팜오일을 생산할 계획이다. LG상사는 팜농장을 바이오 에너지 사업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수확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팜열매 다발에서 팜열매를 떼어낸 뒤 속이 빈 껍데기)을 이용한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짧게는 수년,길게는 20여년간 장기적인 R&D 투자를 통해 첨단 원천기술을 발굴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