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과 글로벌 1000만t 철강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 "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자원 부국이자 신흥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브라질을 발판 삼아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동국제강이 미래를 위해 마련한 씨앗은 브라질에 착실히 뿌려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기념할 만한 중요한 사업 몇 가지를 마무리했다. 당진공장 준공과 함께 인천 제강소 합리화 작업을 마쳤으며,을지로 신사옥 페럼타워 시대를 열었다. 한국에서만 연간 850만t의 철강 생산체제를 구축한 것도 올해다.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 내실을 튼튼하게 다진 셈이다.

동국제강이 심은 씨앗의 첫 열매는 당진에서 나왔다. 연산 150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당진공장은 선박용 고급 후판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곳으로 지난 5월 준공됐다. 이를 통해 동국제강은 포항공장과 함께 연산 440만t의 후판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당진공장에서만 매출 1조5000억원,10억달러의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제강소에서는 에코아크(Eco-arc) 전기로라는 신개념 전기로 제강공장을 건설했다. 동국제강은 연말까지 인천의 에코아크 전기로 투자를 완료하고,곧바로 철근 압연부분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해 인천에서만 연간 220만t의 고부가가치 철근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축적한 힘을 바탕으로 동국제강이 목표로 삼는 곳은 브라질이다. 용광로에서 쇳물을 녹여 고품질의 철강을 생산하는 고로사업을 브라질에서 벌이겠다는 것.300만t급 고로를 건설해 쇳물을 만들고,한국에서는 고부가가치 후판 등 철강 제품을 만들겠다는 밑그림이다. 성장 잠재력이 큰 남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도 함께 두고 있다. 남미시장이 동국제강의 글로벌 성장 전략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동국제강은 이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를 해왔다. 우선 연산 300만t급 고로를 1차로 건설하고,동급의 고로를 더 건설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2008년 4월 발레사와 현지에 고로 사업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고,작년엔 예비 환경평가를 받아 브라질 현지에서 지난해 연말부터 고로 부지 예정지의 정지작업을 진행 중이다.

타당성 검토는 지난 4월 말 완료했고,이어 포스코의 합작 참여 방침으로 사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마무리 단계다. 동국제강은 올해 안에 건설 허가를 위한 행정 절차를 마무리,내년 초에는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해 한국 기업이 처음으로 해외에서,특히 브라질에서 고로 제철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