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가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준대형 승용차 알페온을 시작으로 앞으로 1년 이내에 8종의 신차를 선보인다. 향후 3년간 6조원에 달하는 공격적인 투자계획도 공개했다.

알페온 출시 이전까지 GM대우는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차 마티즈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스테디셀러가 없었고 시장 점유율도 10%를 밑돌았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GM대우는 GM의 수출용 생산기지"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GM대우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신차 출시계획을 준비 중"이라며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아카몬 사장은 "오는 10월 7인승 다목적차량(MPV) 올랜도를 필두로 스포츠카 카마로,해치백 스타일 소형차 아베오 등을 잇따라 출시하겠다"며 "신차를 바탕으로 내수 점유율 두 자릿수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GM대우가 새롭게 도입하는 시보레 브랜드의 첫 차량은 라세티 프리미어를 기반으로 개발된 올랜도다. 오는 10월부터 군산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국과 유럽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시보레 아베오는 젠트라의 후속모델로 1400㏄급이다. GM대우의 첫 번째 스포츠카인 '카마로'는 2도어 스포츠카 형태다. 이 차량은 해외에서 생산해 수입할 예정이다. 나머지 4개 차종의 정보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6조원 규모의 투자는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데 쓸 계획이다. 신차 개발과 생산설비 교체,연구 · 개발(R&D) 등에 예산을 집중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GM대우가 출범한 이래 GM은 한국 시장에 매년 1조원가량을 투자해 왔다"며 "예년에 비해 투자 계획을 두 배 수준으로 늘린 셈"이라고 말했다.

GM대우는 지난 5월부터 다양한 관료주의 타파(Bureaucracy Buster)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조직 효율성 개선작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사내에서 관료주의의 조짐을 발견한 직원들이 자유롭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사내 인트라넷에 'CEO에게 고함(Ask the CEO)' 코너를 운영 중이다. 아카몬 사장은 이 캠페인을 독려하기 위해 매달 한 명씩 최고 아이디어를 낸 직원을 뽑고 있다. '관료주의 타파 전도사'로 선발된 직원들은 각각 50만원어치의 상품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고위 임원회의 시간을 50% 단축하고 업무 보고용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10장 이내로 제한한 것도 관료주의 타파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는 설명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