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신성장사업 중심에는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가 있다. 미래성장동력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개발은 물론 친환경 플라스틱 그린폴(green pol)과 정보 · 전자소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2005년부터 전기차용 리튬이온 전지 개발을 시작한 SK에너지는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 소재인 분리막(LiBS) 생산기술을 갖고 있다. 핵심 소재에서 박막코팅,배터리 팩 · 모듈 제조기술까지 리튬이온 전지 관련 핵심 기술을 모두 보유한 업체는 국내에서 SK에너지가 유일하다. 현대 · 기아자동차는 물론 다임러그룹 계열인 미쓰비시 후소와 전기차용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SK에너지는 세계 최초로 이산화탄소를 기초 원료로 한 친환경 플라스틱 그린폴 양산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린폴은 이산화탄소에 자체 개발한 촉매를 결합시켜 만든 고분자 화합물로 기존 플라스틱 소재와 비교해 투명성,무독성,수분 차단성 측면에서 차별화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 하반기 중 충북 증평산업단지에 LCD(액정표시장치)에 사용되는 연성 회로원판(FCCL)과 트리아세테이트 셀룰로오스(TAC) 필름 공장을 착공하는 등 정보 · 전자 소재 사업에도 본격 나선다. FCCL은 LCD · PDP TV와 휴대폰 등에 쓰이는 연성 인쇄회로기판(FPCB)의 핵심 소재이며,TAC 필름은 LCD 편광판의 주요 소재다.

SK에너지는 신성장사업을 강화하고 조직 전체에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내년 1월 석유와 화학사업 부문을 분할한다. 2개 사업부문은 물적 분할을 통해 SK에너지가 100% 지분을 소유한 비상장 자회사로 설립된다. 다음 달 26일 열릴 임시 주총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얻은 뒤 내년 1월1일 2개 신설 회사가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신설 회사 중 기존 석유사업 부문인 'SK에너지석유'(가칭)는 자본금 3000억원 규모로 울산컴플렉스의 석유시설과 인천정유시설 등 원유정제 사업을 하게 된다. 또 다른 회사인 'SK에너지화학'(가칭)은 자본금 1300억원 규모로 중국 중남미 등 국내외 화학 사업을 총괄한다.

2개 주력 사업부문이 분할된 뒤 잔존 법인인 SK에너지는 연구 · 개발(R&D)과 자원 개발(E&P) 중심의 순수 사업지주사가 된다. 잔존 법인은 2차전지와 정보 · 전자소재 등 신사업 육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