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중국의 올해 특허출원수가 일본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힘의 중국’이 ‘두뇌의 중국’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은 4일 “2006년 연간 200여만건이던 중국의 자국내 특허출원건수가 지난해 300만건을 돌파하는 등 4년간 5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며 “이대로라면 올해 총 출원건수에서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의 국내 총 특허출원건수는 2000년만 해도 일본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이 단기간 아시아의 새로운 특허대국으로 떠오른 것은 일본의 특허출원건수가 급감한 반면 중국에 특허를 출원하는 중국기업과 외국계 글로벌 기업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일본의 특허출원 건수는 2006년 약 400만건에서 지난해 350만건으로 크게 감소했다.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소니 샤프 도시바 등 기술중심 기업들이 연구개발(R&D)예산을 10~20%씩 줄인 반면 중국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와 ZTE 등은 이 예산을 30~50%가량 확대한 것도 특허역전 가능성을 높인 주요 요인이다.중국의 해외특허출원 증가율도 일본보다 가파르다.일본은 지난 2008~2009년 미국 중국 등 해외국가에 출원간 특허수가 전년대비 4% 늘어났다.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30%의 증가율을 나타내 대조를 보였다.

특허출원건수의 증가는 당장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기술후보’라는 점에서 아직은 양적 팽창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하지만 중국정부의 원천기술확보와 혁신의지를 확인해주는 주요 지표로 주목할 만하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이코노미스트는 “5년전만해도 고가의 아이팟용 부품은 대부분 일본에서 개발된 것이었지만,지금은 대만과 한국 중국 등이 이를 채우고 있다”며 “아시아의 특허기술 맹주였던 일본의 쇠약을 틈타 중국이 새로운 기술 맹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WIPO에 따르면 현재 특허권이 등록돼 법의 보호를 받고 있는 유효특허수는 일본이 190만건으로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다.미국이 140만건으로 일본에 이어 2위다.중국의 특허등록건수는 13만4000여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