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영업을 시작한 지 1년8개월 만에 보험설계사의 꿈이라 불리는 'COT(Court of the Table)'에 오른 설계사가 있어 화제다. 노수진 메트라이프생명 골드스타지점 설계사(30 · 사진)가 그 주인공.

COT는 설계사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백만달러 원탁회의(MDRT)의 3배 실적을 달성해야 오를 수 있다.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 회원은 통상 연간 수수료 7400만원,보험료 1억8600만원 이상을 기록한 설계사를 말한다.

지난해 2월 보험설계사로 첫발을 내디딘 노씨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계약 건수 230건에,6억원가량의 보험 계약 실적을 올려 COT에 등극했다. 올해 연봉은 최소 3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COT가 전체 보험설계사의 0.5% 정도에 불과하고 COT에 포함되기까지 빨라야 5년 이상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노씨의 실적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보험업계의 평가다.

특히 대부분의 COT가 의사,변호사,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반면 노씨의 계약 고객은 90%가 20~30대 젊은 샐러리맨들이다. 그는 "보험이 정말로 필요한 사람은 부자들보다는 평범한 근로자들"이라며 "그들의 입장에서 보험 설계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 영업 초기 고객을 찾기보다는 금융 분야 공부에 몰두했다. 계약만을 위한 보험 가입이 아니라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보험을 설계하려면 자신부터 먼저 금융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아침 6시부터 자정까지 도서관과 각종 세미나 강연회장을 다니며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유럽 등 해외 금융 전문가의 노하우를 배우는 데 힘썼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경력이 2년이 채 안됐지만 노씨는 사내에서 보험은 물론 은행 증권 등 모든 금융 분야에서 가장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는 설계사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고객들 사이에서 노씨는 보험 상품을 정확하면서도 쉽게 설명하는 설계사로 통한다. 그는 "전문용어를 사용하면서 필요 이상의 위험을 강조해 보험 가입을 권유하면 일시적으로는 실적이 좋아질 수 있지만 결국에는 고객과 저에게도 피해가 온다"며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고객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노씨는 보험설계사로 일하기 전까지 고단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을 살았다고 했다.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인천에서 야간대를 다니며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휴대폰 인터넷 쇼핑몰에 취업한 뒤 퇴근하고 나면 PC방에서,주말에는 백화점 이벤트 행사장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그러다 보험설계사로 성공한 친척을 둔 여자친구의 권유로 메트라이프생명에 입사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