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ㆍ서비스 생산 동반 부진…경기 꺾이나
8월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전달에 비해 모두 감소해 '경기가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공업 생산이 감소하기는 작년 11월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10개월 만이다. 경기선행지수와 경기동행지수 역시 동반 하락했다.

정부는 그러나 자동차의 부진 등 일시적인 요인이 컸던 만큼 경기가 수축기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해석했다.

◆경기 회복세 꺾이나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0.1포인트 하락,지난 17개월간의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는 것이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0.8%포인트 떨어져 8개월 연속 하락했다.

8월 광공업(제조업 광업 전기 · 가스업) 생산도 자동차(-13.3%) 영상음향통신(-4.0%) 등의 부진으로 전월 대비 1.0% 감소했다. 5월 2.7%에서 6월 1.6%,7월 1.1% 등으로 증가율이 계속 둔화되더니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산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1% 증가했지만 '기저 효과'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당장 9월부터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감소세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 9월 광공업 생산이 11.1%(전년 동월 대비)의 높은 증가세를 보인 데다 올 9월에는 추석까지 있어서 증가율이 많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4.2%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0.2% 감소했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락이 소폭에 그쳐 강도가 큰 신호를 보냈다고 보긴 어렵지만 4분기에 선행지수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약화됐다"며 "경기가 2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세 전환 확인에는 시간 걸릴 듯

정부는 경기가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8월의 산업활동 위축은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라인 보수와 교체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생산라인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내수와 수출이 모두 줄었고 지수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기획재정부는 자동차 생산 감소를 제외할 경우 8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하고,제조업 평균 가동률 역시 84% 안팎으로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또 휴가철인 데다 폭우가 잦았던 계절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과 재작년에도 8월 광공업 ·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지적이다. 이호승 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자동차에서 일시적인 악재가 있었을 뿐이고 추세가 바뀐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고용과 소득이 증가하는 등 내수 여건이 개선되고 수출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어 경기 회복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거시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