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빠진 미국 부동산 시장에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일본 대형 주택건설 개발업체 세키스이(積水)하우스는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의 종합 택지조성업체인 뉴랜드리얼에스테이트 그룹과 손잡고 휴스턴 외곽의 토지 200만㎡(약 61만평)를 매입했다. 구체적인 매입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매입 가격이 1000만달러(약 114억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세키스이하우스 측은 이 부지를 개발해 도로와 여타 기반시설이 정비되면 1200채의 주택 건설 부지를 건설업체들에 매각할 예정이다. 봅 맥리오드 뉴랜드리얼에스테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세키스이하우스 임원들이 지난해 가을 파트너십 가능성을 논의하자며 접촉해왔다"며 "그들은 우리와 함께 미국 전역의 주택시장을 돌아봤으며 조만간 더 많은 계약 건이 나올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 투자자들이 이같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과 부동산 산업의 성장을 믿는다는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WSJ는 미국 내 토지 등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세키스이하우스 이외에도 미국에서 저렴한 부지를 찾는 해외 개발업체들이 많다"며 "한국의 국민연금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 3억달러(약 348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호주와 캐나다의 여러 투자자 그룹이 최근 워싱턴 소재 주택건설업협회(NAHB) 본부를 방문,시장의 회복 여부를 묻는 등 미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해외 업체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스티븐 멜먼 NAHB 경제서비스 담당 이사는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들이 미국인들보다 미국 주택시장에 대해 더 낙관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며 "머지않아 미국 주택시장의 과잉공급이 소화되고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