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노조가 월마트의 남아공 유통 업체 인수를 반대하고 나섰다.이에따라 남아공을 전초 기지로 삼아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려던 월마트의 야심찬 계획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남아공노동조합회(COSATU)는 “월마트가 인수하려는 매스마트는 남아공의 핵심 기업중 하나”라며 “월마트가 이를 인수해 현지에 매장을 여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월마트의 반 노조 성향을 고려할 때 노조원들의 근로 복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앞서 월마트는 지난 28일 남아공 소매 업체인 매스마트를 주당 21.11달러,총 42억5000만달러(약 4조9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1990년 설립된 매스마트는 아프리카 3위 소매업체로 지난해 6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남아공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13개 국에 29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월마트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덕 맥밀런 월마트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는 “남아공과 매스마트를 대표하는 노조를 존중하며 이들과 긴밀하게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또 “월마트는 남아공의 노사관련법과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마트는 특히 회사가 진출해 있는 국가들의 절반 이상에서 노동자의 노조 가입을 보장하고 있으며,평화로운 노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중국의 경우 전체 직원의 70% 가량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는 게 월마트 측의 설명이다.

월마트의 인수 계획에 대한 남아공 노조의 반대 움직임은 월마트는 물론 남아공에 진출하려는 다른 다국적 기업들이 현지에서 맞닥뜨릴 가장 중요한 장애물이 뭔지를 극명히 드러내준다고 WSJ은 진단했다.

남아공 노조는 그동안 여러차레 노사 분규를 일으켜 한자릿수 경제 성장률보다 높은 두자릿수 임금 인상안을 관철시키는 등 강성 노조 활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노조원 일부는 다른 노조원들이 파업 협상 종료 전 일터로 복귀할 경우 폭력과 협박 등을 동원해 이들의 이탈을 막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