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과 캐피털사 등 서민금융회사가 M&A(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부산 대구 등 지방은행은 물론 대부업체들이 이를 인수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105개 중 중앙부산 · 전주 · 삼화 · 프라임 · 서일 · 삼보 등 10여개가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해 매물로 나와 있다. 56개 캐피털사 중에서도 현대캐피탈과 기업금융부문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는 GE캐피탈코리아를 비롯 우리 CNH 등 5~10여개가 매물로 대기 중이다. 저축은행과 캐피털사들이 매물로 나오고 있는 것은 부동산경기침체여파로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경쟁격화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매물로 나온 서민금융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지방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부산은행은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부산은행 고위관계자는 "서민금융 확대를 위해 인수 대상 저축은행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이 여전히 높게 형성된 상태여서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은행은 현재 BS캐피탈 BS투자증권 부산신용정보 등의 계열사를 갖고 있으며 내년 2월 지주사로 전환하기로 결의한 상태다. 부산은행은 경남은행과 저축은행을 인수해 지주회사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경남은행 인수전에 뛰어든 대구은행은 우리캐피탈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캐피탈은 GM대우와의 판매 계약 해지 여파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자동차판매의 자회사다. 대구은행 고위관계자는 "우리캐피탈 인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캐피탈의 영업력이 회복돼야만 인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들이 서민금융회사 인수에 적극적인 것은 지역의 저신용층까지 흡수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전북은행도 서울에 '소비자금융센터(가칭)'를 신설하거나 캐피털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부업체들도 인수전에 뛰어 들고 있다. 대부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는 중앙부산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업계 3위인 웰컴크레디라인도 서일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대부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하게 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