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가가 코스닥 시장에서 연일 쇼핑에 나서고 있다.

28일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 2일부터 거래일 기준 16일째 '사자'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반도체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7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달들어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매수 우위를 기록, 지난 2일부터 27일까지 202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76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는데 그쳤고, 개인은 되레 2257억원어치 주식을 팔아 외국인 매수 기조는 더욱 돋보인다는 것이 증권업계 평가다.

[분석]外人, 코스닥서 16일째 '사자'…최선호주 서울반도체
이 기간 외국인들의 코스닥 최선호주는 서울반도체였다. 52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금액 기준 가장 많이 사들였다.

아울러 셀트리온 실리콘웍스 주성엔지니어링 태광 네오위즈게임즈 하나투어 멜파스 에이블씨엔씨 모두투어 국순당 SK브로드밴드 크루셜텍 인터플렉스 젬백스 에스엔유 파트론 덕산하이메탈 포스코켐텍 성광벤드가 쇼핑리스트 상위에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달 중순께부터 시작되는 3분기 기업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들이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우량주 등에 투자한 것으로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유가증권시장 종목군보다 저평가 메리트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서울반도체, 주성엔지니어링 등 그동안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상대적으로 실적이 탄탄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들이 매수 상위에 포진해있다"며 "프리어닝 시즌을 맞아 실적 개선과 가격 메리트를 고려한 매매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가들의 관심이 코스닥 시장에서 멀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외국인들이 사는 종목은 유가증권상장 종목에 견줄만한 펀더멘털(내재가치)을 갖춘 대표적인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과 우량주군"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대형주가 증시를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코스닥시장과 유가증권시장의 수익률 괴리가 좁혀지기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섣불리 '외국인 따라하기' 전략을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조언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