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 대비 원화강세(환율하락)로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항공업종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투자자들은 대한항공보다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더 많이 샀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달부터 중국인에 대한 비자발급이 완화되면서 중국노선 탑승률(좌석대비 승객비율)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외화부채가 비교적 많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원화강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150억원 가량의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해들어 대한항공의 주식비중을 줄이는 대신 국내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보유비중을 크게 늘렸다.

대한항공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연초 약 24%에서 현재 14%대까지 줄어든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3%대에서 7%대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원·달러환율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지난주부터 외국인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러브콜'은 농도가 더 짙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사자'를 외치고 있고, 이 기간 동안 약 70억원 어치 아시아나항공을 샀다.

아시아나항공이 이처럼 외국인들의 시선을 끄는 이유는 뚜렷한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김지은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부터 중국인에 대한 비자발급이 완화되면서 8월 중국인 입국자수는 24만명으로 7월 20만명보다 24% 이상 증가하는 등 실적개선이 눈에 띄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중국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들어 올 것으로 보여 4분기 영업실적도 예상보다 좋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양사를 놓고 비교해 볼 때 중국노선 매출비중은 각각 18%와 9%로 아시아나항공이 두 배 정도 많다"며 "중국 국경절에도 대한항공보다 아시아나항공의 중국노선 매출이 더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강세 효과도 크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은 외화부채가 비교적 많은데 원·달러 환율이 10원씩 강세를 보이며 150억원 가량의 이익발생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26% 증가한 2232억원(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으로 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