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10년간 이어져온 '적자 기업' 꼬리표를 뗄 계기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26일 "반도체 호황과 아날로그반도체 경쟁력 확보로 반도체 사업 진출 이후 처음으로 6~8월 연속 월간 기준으로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추세라면 올해 예상 적자액이 지난해 1433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550억원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동부하이텍 반도체사업부문은 올 상반기 매출 2901억원,영업적자 3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늘자 적자폭은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6월에 이어 7,8월에도 수억원대지만 연속 흑자를 내 하반기 적자폭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황이 좋은 데다 동부하이텍이 아날로그반도체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는 흑자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아날로그반도체 등 특화 제품에 집중하고 있는 동부하이텍은 최근 특화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미국의 타워재즈,대만의 뱅가드 등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제품면에서도 CMOS(상보성 금속 산화물 반도체) 이미지센서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최근 50%대까지 끌어올렸다. 공장가동률도 9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동부는 2001년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이후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기술력 부족으로 저부가가치 생산에 주력한 데다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한 대규모 투자도 과중한 차입금 때문에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사재 출연과 동부반도체와 동부한농의 합병 등이 성사된 후 재무구조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회사 출범 당시 2조4000억원에 달했던 차입금은 2008년 2조원,2009년 1조4000억원으로 줄었고 올 상반기엔 1조1000억원까지 떨어졌다. 동부는 연말까지 동부메탈과 동부한농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차입금을 4000억원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