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트렌드] 혼다 '트윈링 모테기' 상암경기장의 90배…年 10만명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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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ㆍ獨 자동차 테마파크 가 보니‥
자동차 회사가 놀이공원을 운영한다? 사실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상당수는 자체 테마파크를 갖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회사 고유의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회사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자동차 구매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일본 혼다의 '트윈링 모테기'와 독일 폭스바겐의 '아우토슈타트'를 최근 찾았다.
◆혼다 트윈링 모테기는 연령대별 놀이터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130㎞ 떨어진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시.이 지역의 명물은 혼다가 설립한 자동차 테마파크 '트윈링 모테기(Twin Ring Motegi)'다. 국제규격의 레이싱 경기장이 두 겹의 링을 형성하고 있어 '트윈링'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 테마파크를 처음 찾는 사람들은 우선 규모에 놀란다. 전체 면적이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90배에 이르는 640만㎡다. 이 곳을 만들 때 사용한 흙이 국제공항 신축 공사에 필요한 양과 엇비슷한 130만㎥에 달했다.
트윈링 모테기엔 연령대 별로 선호하는 시설이 따로 구비돼 있다. 자동차 경주에 관심이 많은 성인들은 레이싱 경기장을 즐겨 찾는다. 이 곳에 수시로 열리는 아마추어 운전자들의 레이싱 대회는 재미있는 볼거리다.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도 다양하다. 혼다가 개발한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을 전시한 '컬렉션 홀'을 둘러본 후 실내에서 자동차를 직접 조작해 볼 수 있는 '팬 펀 랩(Fan Fun Lab)',가족들과 함께 놀이기구를 즐기는 '팬 펀 필드(Fan Fun Field)',교통안전이나 교통법규를 습득할 수 있는 '프티타운' 등을 방문하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청소년들은 체험학습을 위해 조성한 숲인 '헬로 우즈(Hello Woods)'에서 1박2일~1주일에 달하는 캠프를 즐긴다. 흙을 밟고 동식물을 관찰하는 것이 캠프의 목적이다. 미생물을 이용해 사람의 배설물을 정화시킨 '바이오 워터',나무 꼭대기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대형 철탑' 등이 이 숲의 명물로 꼽힌다. 사키노 류이치로 헬로 우즈 관리인은 "매년 10만명 이상이 찾는다"며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혼다가 테마파크 조성과 운영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는 것은 미래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트윈링 모테기에서 캠핑을 하고 자동차를 탔던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을 혼다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소비자들이 '이 기업만큼은 앞으로도 계속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게 혼다의 목표"라며 "트윈링 모테기와 같은 테마파크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폭스바겐의 상징이 된 아우토슈타트
독일 중북부의 볼프스푸르크에 자리잡은 아우토슈타트는 지난 2월 관람객 수 2000만명을 돌파했다. 2000년 6월 개장 후 10년 만이다. 하루 평균 5500여명이 찾고 있다. 자동차 테마파크가 관광 명소로 뿌리 내렸다는 평가다.
아우토슈타트는 폭스바겐이 건립한 자동차 출고장이자 박물관,체험장이다. 요즘엔 자신의 차를 직접 인도받을 목적보다 '관광'하기 위해 찾는 사람이 훨씬 많다.
현지에서 만난 안드레 볼슐레거씨는 "자동차를 주제로 이처럼 거대한 테마파크를 조성했다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라며 "차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도 이 곳을 방문하고 나면 폭스바겐을 좋아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우토슈타트는 최근 독일 관광청의 10대 관광명소로 뽑혔다. 아우토슈타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오토 페르디난트 박스씨는 "소비자 소통과 서비스에 한계가 없다는 점을 이 테마파크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우토슈타트는 폭스바겐을 중심으로 아우디 벤틀리 스코다 람보르기니 등 그룹 산하 7개 브랜드의 전시관을 갖추고 있다. 부지 규모가 축구장 25개를 합쳐놓은 25만㎡에 달한다. 특급 호텔인 리츠 칼튼도 이 안에 위치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 딜러들은 차를 팔면서 이 테마파크 이용권을 주기도 한다.
아우토슈타트의 랜드마크는 쿤덴센터 출고장이다. 각 층마다 20대의 차량을 전시한 20층짜리 투명 빌딩 2동으로 구성됐다. 차량을 인도받을 고객이 도착하면,쿤덴센터 측이 해당 차를 컨테이너 벨트에 실어 이 곳으로 옮긴다. 고객은 자신의 차에 직접 번호판을 부착한 뒤 기념사진을 찍는다.
아우토슈타트에는 다양한 놀거리도 풍부하다. 오토랩이란 곳에선 컴퓨터 시뮬레이터를 통해 직접 자동차를 디자인하거나 가상 여행을 다닐 수 있다. 관람객 자녀들을 위한 어린이 면허취득 프로그램과 경제운전 교육장,비포장 도로 체험 등은 인기 코스다.
아우토슈타트(독일)=조재길 기자/우쓰노미야(일본)=송형석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