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외국인근로자 대폭 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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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 해소·내수확대 효과도
전문 도급·파견社 설립 허용을
전문 도급·파견社 설립 허용을
추석연휴를 이용해 시골에 다녀왔다. 도시에서야 연휴라고 다들 쉬는 분위기지만 시골에선 가을걷이로 바빴다. 문제는 일손이 태부족이라는 것.농업경영인 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한 농민은 "정부가 농촌을 위한다고 말만 하지 말고 제발 '그놈의 희망근로사업'부터 없애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설렁설렁 일하는 척만 해도 돈이 나오는 희망근로사업에 맛들여 진짜 일을 해야 하는 현장에는 나오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어촌의 인력부족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게 문제다. 급속히 진행되는 농어촌의 고령화로 인해 인력부족의 압박감은 다른 곳보다 더욱 심하다. 인력부족으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를 써야 할 수요는 늘고 있으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국가 전체로 재작년엔 7만2000명이 들어왔으나 작년엔 경제위기로 인한 국내실업을 막는다며 1만7000명으로 대폭 줄였다. 금년에 일손부족으로 아우성치는 현장의 요구로 3만4000명으로 늘렸다. 그러나 이들 중 농축산업에 배정된 규모는 작년에 1000명,금년에 2000명에 불과하니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누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인력 수입을 반대하는 입장에선 이들이 국내인력의 고용을 대체하는 부작용을 우려한다. 그러나 지난 20년 경험으로 볼 때 외국인근로자는 국내근로자의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했다. 이들이 국내근로자들이 꺼리는 막일을 해주었기 때문에 사업장이 유지될 수 있었고 거기서 일하는 국내 기술자들의 일자리가 보전될 수 있었다. 또 불경기로 인원을 감축할 경우 외국인을 먼저 내보냄으로써 내국인 고용은 오히려 보호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보다 중시해야 할 것은 외국인력 수입으로 인한 국민경제적 효과다. 공간에 온도 차가 있으면 찬 곳에서 따뜻한 곳으로 공기가 이동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경제도 이와 같아 가격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자원이 이동하는 것은 균형을 위한 지극히 자연스런 움직임이다. 물가가 높으면 수입이 활발해지고 금리가 높으면 자본이 유입된다. 마찬가지로 임금이 높으면 인력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다른 시장은 다 열렸는데 노동시장만 닫혀 있다. 그래서 폐쇄적인 노동시장에 의존하는 사람들만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높은 임금으로 국내제품 가격이 비싸져 경쟁력을 잃는다. 이에 소비자들은 수입품으로 가버리고 대기업은 해외생산으로 나간다. 다른 대체방안이 없는 중소제조업과 농축산업 및 이들에 의존하는 서비스업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다. 외국인력이라도 제대로 쓸 수 있다면 중소제조업과 농축산업의 경쟁력은 회복될 수 있고 이는 내수를 확대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다.
외국인력 도입 확대와 함께 또 필요한 것은 이들을 쉽게 쓸 수 있도록 활용방식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현재는 고용주가 직접 고용하는 방식만 있는데 소규모 제조업과 농축산업에서는 기숙사 제공 등 직접고용의 관리비 부담이 매우 크다. 또한 농촌에서는 계절적 수요라는 현실과 상시고용은 맞지 않는다. 따라서 외국인근로자 전문 도급회사 및 파견회사를 허용해 수요자가 필요한 일에 필요한 시간만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인근로자 전문 도급 및 파견 제도는 수요자,공급자 및 정부에 다같이 득이 된다. 중소제조업과 농축산업 등에서는 회사를 이용하므로 편리하고 인력관리비 부담을 덜면서 꼭 필요한 만큼 쓸 수 있어 효율적이다. 외국인근로자 입장에서는 체계적 관리를 받으므로 고용주의 임금체불이나 폭언 등의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그리고 정부는 전문회사 제도를 통해 불법체류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생각만 바꾸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남성일 < 서강대 교수·경제학 >
농어촌의 인력부족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게 문제다. 급속히 진행되는 농어촌의 고령화로 인해 인력부족의 압박감은 다른 곳보다 더욱 심하다. 인력부족으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를 써야 할 수요는 늘고 있으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국가 전체로 재작년엔 7만2000명이 들어왔으나 작년엔 경제위기로 인한 국내실업을 막는다며 1만7000명으로 대폭 줄였다. 금년에 일손부족으로 아우성치는 현장의 요구로 3만4000명으로 늘렸다. 그러나 이들 중 농축산업에 배정된 규모는 작년에 1000명,금년에 2000명에 불과하니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누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인력 수입을 반대하는 입장에선 이들이 국내인력의 고용을 대체하는 부작용을 우려한다. 그러나 지난 20년 경험으로 볼 때 외국인근로자는 국내근로자의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했다. 이들이 국내근로자들이 꺼리는 막일을 해주었기 때문에 사업장이 유지될 수 있었고 거기서 일하는 국내 기술자들의 일자리가 보전될 수 있었다. 또 불경기로 인원을 감축할 경우 외국인을 먼저 내보냄으로써 내국인 고용은 오히려 보호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보다 중시해야 할 것은 외국인력 수입으로 인한 국민경제적 효과다. 공간에 온도 차가 있으면 찬 곳에서 따뜻한 곳으로 공기가 이동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경제도 이와 같아 가격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자원이 이동하는 것은 균형을 위한 지극히 자연스런 움직임이다. 물가가 높으면 수입이 활발해지고 금리가 높으면 자본이 유입된다. 마찬가지로 임금이 높으면 인력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다른 시장은 다 열렸는데 노동시장만 닫혀 있다. 그래서 폐쇄적인 노동시장에 의존하는 사람들만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높은 임금으로 국내제품 가격이 비싸져 경쟁력을 잃는다. 이에 소비자들은 수입품으로 가버리고 대기업은 해외생산으로 나간다. 다른 대체방안이 없는 중소제조업과 농축산업 및 이들에 의존하는 서비스업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다. 외국인력이라도 제대로 쓸 수 있다면 중소제조업과 농축산업의 경쟁력은 회복될 수 있고 이는 내수를 확대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다.
외국인력 도입 확대와 함께 또 필요한 것은 이들을 쉽게 쓸 수 있도록 활용방식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현재는 고용주가 직접 고용하는 방식만 있는데 소규모 제조업과 농축산업에서는 기숙사 제공 등 직접고용의 관리비 부담이 매우 크다. 또한 농촌에서는 계절적 수요라는 현실과 상시고용은 맞지 않는다. 따라서 외국인근로자 전문 도급회사 및 파견회사를 허용해 수요자가 필요한 일에 필요한 시간만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인근로자 전문 도급 및 파견 제도는 수요자,공급자 및 정부에 다같이 득이 된다. 중소제조업과 농축산업 등에서는 회사를 이용하므로 편리하고 인력관리비 부담을 덜면서 꼭 필요한 만큼 쓸 수 있어 효율적이다. 외국인근로자 입장에서는 체계적 관리를 받으므로 고용주의 임금체불이나 폭언 등의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그리고 정부는 전문회사 제도를 통해 불법체류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생각만 바꾸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남성일 < 서강대 교수·경제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