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스마트폰 ‘블랙베리’로 유명한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이 주식 시장에서 찬밥 신세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RIM에 대한 공매도 물량은 지난 8월 31일 현재 3110만주에 달했다.이는 4월15일에 비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으로,2007년 6월 이후 가장 많다.투자자들이 앞으로 RIM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나중에 더 싼값에 사서 이익을 내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블랙베리가 앞으로도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에 밀릴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헤지펀드인 쿠거 트레이딩의 버지 거둘드 CEO는 “모두가 RIM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 공매도 물량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베리는 지난달 터치스크린 방식의 ‘토치’를 내놨지만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더구나 인도,아랍에미레이트 등 일부 아시아 시장에서는 보안 문제로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는 등 판매에 위협을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고전 중이다.지난 8월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200개 회사 중 74%가 블랙베리를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예를 들어 JP모건은 과거 직원들에게 블랙베리를 나눠줬지만 이번에는 아이폰 또는 안드로이트 폰을 줄 계획이다.

실제 RIM은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RIM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분기에 18.2%로 1년전 19.0%에 비해 하락했다.반면 같은 기간에 안드로이드폰은 1.8%에서 17.2%로,애플도 13.0%에서 14.2%로 올랐다.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RIM의 주가는 올 들어 이미 33%나 떨어졌다.같은 기간 중 애플은 28% 올랐다.

RIM을 담당하고 있는 54명의 애널리스트중 31명은 아직 이 회사의 주식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고 있다.그러나 지난 분기에 5명이 목표 주가를 낮췄고 9명은 매도 의견을 냈다.골드만삭스의 시모나 옌코스키는 “림의 신제품 토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바꾸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