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경기 침체 영향으로 미국의 빈곤층이 급격히 늘고 있다.

16일 미 인구조사국은 2009년 미국 내 빈곤층은 4400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400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인구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빈곤층 비율은 14.3%로 전년의 13.2%보다 1.1%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수치는 1994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특히 18세 미만 국민 5명 중 1명이 빈곤층으로 조사됐다.

빈곤층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1인 당 소득 1만830달러,4인 기준 가족 당 소득 2만2050 달러이다.경기 침체와 장기 고실업 사태 여파로 저소득층이 상당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통계로 볼 수 있다.그나마 연방정부가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혜택을 일시적으로 확대한 게 서민들의 생활고를 더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09년 건강보험 없이 사는 사람은 5100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500만명 증가했다.정부의 저소득층 어린이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덕분에 어린이 무보험자 수는 감소한 반면 성인 무보험자들은 증가했다.전문가들은 오바마 정부가 마련한 건강보험개혁법이 시행에 들어가면 무보험자 수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갈수록 오르는 의료 및 에너지 비용 등을 감안하면 절대 빈곤층 기준 소득의 2배를 버는 가정도 사실상 빈곤층에 해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인구조사국도 일시적인 식량 보조와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 혜택 등을 소득에 포함시키면 800만 명 이상이 추가로 빈공층으로 분류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급격하게 낮아졌던 가정의 중간 소득은 2009년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가계 소득이 추가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구조사국 데이비드 존슨씨는 2008년과 2009년 2년 간의 소득은 3.4% 감소한 것으로 이전 경기 침체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빈곤층 기준 소득은 1960년대 식품 가격을 감안해 만들어졌다.이후 주택비,의료비,에너지 비용 등을 포함시키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기준 소득을 정하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