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엇갈린 경제지표 속에서 혼조세로 마감됐다.그러나 유럽증시는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1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2.10포인트(0.21%) 오른 10594.83에 장을 마감했다.그러나 스탠더드앤드 푸어스(S&P)500지수는 0.41포인트(0.04%) 하락한 1124.66을 기록했다.나스닥지수는 1.93포인트(0.08%) 상승한 2303.25에 거래를 마쳐 7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록 다우지수가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지만 이날 뉴욕증시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장 막판까지 약세를 면치못했다.택배업체인 페덱스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영국의 소매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페덱스는 이날 11월에 끝나는 3분기 순이익이 주당 1.15∼1.35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시장의 평균 예상치인 1.37달러보다 낮은 것이다.회사 측은 직원 1700명을 줄일 계획도 밝혔다.페텍스 주가는 3.75%나 하락했다.

ING투자운용의 폴 젬스키 자산분배부문장은 “투자자들 사이에 경제성장에 대한 회의가 아직 퍼져있다”며 “물류회사는 경기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에 페덱스의 발표는 경기 회복에 대한 의문을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8월 소매 판매가 떨어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영국 통계청은 8월 소매 판매가 전월대비 0.5% 줄었다고 발표했다.시장전문가들은 0.3% 증가를 예상했다.또 미국의 9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가 -0.7을 기록,2개월째 경기 위축세를 나타내 주가 하락 요인이 됐다.

그러나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지난주 예상외로 급감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대비 3000건 줄어든 45만건으로,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이는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대비 0.4% 상승,2개월 연속 올랐다.

러스 코에스터리치 블랙록 투자전략가는 “경제 회복이 평탄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 며 “당분간 경제지표도 엇갈리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 흐름을 바꾼 것은 애플이었다.아이패드의 중국 판매가 17일 시작되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애플은 2.35% 올랐다.실적 발표를 앞둔 RIM이 2.13%,노벨이 2.54% 상승했다.HP(1.84%) 인텔(1.34%) 시스코(1.57%) 마이크로소프트(0.86%) 등도 소폭 올랐다.반면 알코아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1%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열린 유럽증시는 대부분 하락세로 마감했다.영국의 소매 판매가 감소한 것이 결정적인 악재가 됐다.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은 전일대비 2.07포인트(0.78%) 하락한 263.47에 장을 마쳤다.영국 FTSE100지수는 15.42포인트(0.28%) 내린 5540.14를,프랑스 CAC40 지수는 19.34포인트(0.51%) 떨어진 3736.30을,독일 DAX30 지수는 12.22포인트(0.20%) 밀린 6249.65를 각각 기록했다.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 무선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에릭슨AB는 2.1% 떨어졌고,벨기에 할인점인 콜뤼트NV도 이익이 급감할 것이란 애너리스트들의 전망으로 1.3% 하락했다.반면 지멘스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매수 추천에 힘입어 1.8% 올랐다.

김태완/이유정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