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사무실 줄고 임대료 보합…빌딩시장 회복되나
서울역 앞 옛 대우빌딩을 리모델링한 서울스퀘어빌딩은 연면적이 13만2330㎡다. 임대를 대행하고 있는 빌딩임대 전문업체 신영에셋은 경기 회복세가 더디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세놓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회사 관계자는 "전 층을 임대 놓는 데 1년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8개월 만에 95% 이상을 채웠다"며 "내달엔 공실을 모두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난달 공실률 하락 반전

수도권 오피스빌딩 시장이 최근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공실률 증가세가 주춤하고 임대료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자산관리업체인 SIPM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지난 7월 대비 0.1%포인트 낮아진 3.5%로 나타났다.

박형중 SIPM 수석연구원은 "상반기 신규 오피스 공급이 뜸했던데다 경기 호전으로 기업들의 사무실 확장 · 이동이 늘면서 오피스빌딩 임대시장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도심 · 여의도 · 마포권 등은 공실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지역 임대료도 소폭 올라 ㎡당 3만2236원으로 조사됐다. 도심 상업지역은 지난 7월과 같은 3만6848원 선을 유지했다. 도심 공실률은 지난 7월 대비 0.2%포인트 떨어진 3.8%였다. 빈 사무실이 줄어드는 추세는 중소형 빌딩보다 대형빌딩이 돋보였다. 대형 빌딩은 공실률이 한 달 전보다 0.4%포인트 떨어졌으나 중형 · 중대형 등은 지난 7월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짝 회복'에 그칠 수도

SIPM은 이달 공실률과 임대료에 대한 예측을 통해 4분기 오피스 빌딩시장이 상반기보다 한결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 상업지역의 경우 이달 ㎡당 임대료가 3만3487원으로 지난 7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실률은 지난달보다 0.2%포인트 떨어진 4%로 분석했다. 여의도 · 도심권 · 기타 지역도 강보합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매매 시장도 온기가 돌고 있다.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거래가 끊겼던 상반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지난달에는 5건의 대형빌딩이 거래됐다. 강남에서 2건,서울 도심 · 여의도 · 경기도 분당에서 각각 1건씩 이뤄졌다.

가장 눈에 띄는 매물은 분당의 '분당스퀘어빌딩'으로 신영과 모건스탠리가 공동 소유하다가 AIG에 ㎡당 314만6000원에 팔았다. 도심권의 프라임타워는 1420억원에 매각됐다.

최재경 신영에셋 기획팀장은 "추석 이후 실물 경기 회복 조짐이 가시화된다면 경기에 민감한 오피스 시장의 회복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회복세가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부터 내년 말까지 서울에서는 을지로2가 센터원빌딩 등 초대형 오피스 10여개가 줄줄이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