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국무총리(사진)가 농어촌의 헌집을 고쳐주는 봉사단체인 다솜둥지복지재단의 상임고문을 맡아 활동을 시작했다.

총리직을 떠나면서 "빈둥거리는 자유를 누려보고 싶다"고 밝힌 그가 한 달여 만에 새로운 일을 찾은 것이다. 정 전 총리는 퇴임 기자회견에서 "낮은 곳을 비추는 지성인으로 돌아가겠다. 평범한 시민으로 살겠다"고 말했었다.

정 전 총리는 16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영일 교수님(현 다솜둥지복지재단 이사장)이 함께 일해보자고 제의를 해오셨다"고 했다. 그는 "(총리 재직 시) 마지막 민생현장 점검 행사로 강원도 춘천에서 희망근로 현장을 방문해 저소득층의 지붕개량 작업을 직접 해본 적 있었는데 아주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총리 지명 후 서울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정 전 총리가 봉사단체에서 활동할 것이란 소식을 전해들은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총리 재직 시 서민과 중산층,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 정책을 유독 강조했는데 지붕개량 봉사도 그 연장선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 등으로 총리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현직에서 물러난 지금 어떤 말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솜둥지복지재단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정 이사장이 퇴임 후 2007년 8월 농어촌 노후주택 고쳐주기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출범한 봉사단체다.

한편 정 전 총리는 오는 27일부터 나흘간 대통령 특사로 나이지리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