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금통위"…증권사 채권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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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동결로 채권값 뛰어
우리투자, 하룻새 100억 평가익
증권업계 2분기 실적개선 기대
우리투자, 하룻새 100억 평가익
증권업계 2분기 실적개선 기대
증권사들이 9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로 '대박'을 터뜨렸다.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보유한 채권의 평가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는 이번 채권 평가 이익으로 지난 1분기(4~6월) 부진했던 실적을 단숨에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통위가 예상외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 9일.기준금리 인상을 기대하며 숏(매도) 포지션을 구축했던 기관들이 급하게 환매수에 나서면서 채권 금리는 급락(채권 가격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하루 만에 0.26%포인트 떨어져 1년8개월 만의 최저 수준(연 3.35%)을 보이는 등 채권시장이 초강세로 돌아섰다.
이 과정에서 채권을 많이 보유한 증권사들은 그만큼 높은 채권 평가이익을 거뒀다. 우리투자증권은 하루에만 지난달 전체 평가이익에 맞먹는 100억원의 평가익을 냈다. 금리 동결 이후 지난 14일까지 올린 평가익은 15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행한 토지수익연계채권을 인수해 자체 보유한 장기채에서 수익이 덤으로 발생했다"며 "지난달에는 단기채권 금리가 오른 반면 장기채권 금리는 하락해 장기채를 보유한 증권사가 돈을 벌었지만 최근에는 장 · 단기채 금리 모두 떨어져 이익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이달 들어 14일까지 보유채권에서 200억원의 이익을 올렸고,삼성증권도 100억원의 평가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운용전략에 따라 이익 규모에선 회사별로 차이가 났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채권 평균만기(듀레이션)를 짧게 가져간 일부 증권사는 평가익이 미미했다.
증권업계는 채권 부문에서의 뜻하지 않은 이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5~6월 금리인상으로 채권 평가손을 입은 데다 증시가 부진해 실적이 저조했던 것을 만회했기 때문이다. 중견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7월 이후 증시 상승으로 위탁매매 이익이 늘었고 이번 채권 평가익까지 겹쳐 연초 목표했던 실적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보유 채권이 많아지면서 금리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며 "다만 보유 채권의 평가액이 바뀔 뿐 증권업계 본연의 이익 척도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유미/서정환/강지연 기자 warmfront@hankyung.com
금통위가 예상외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 9일.기준금리 인상을 기대하며 숏(매도) 포지션을 구축했던 기관들이 급하게 환매수에 나서면서 채권 금리는 급락(채권 가격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하루 만에 0.26%포인트 떨어져 1년8개월 만의 최저 수준(연 3.35%)을 보이는 등 채권시장이 초강세로 돌아섰다.
이 과정에서 채권을 많이 보유한 증권사들은 그만큼 높은 채권 평가이익을 거뒀다. 우리투자증권은 하루에만 지난달 전체 평가이익에 맞먹는 100억원의 평가익을 냈다. 금리 동결 이후 지난 14일까지 올린 평가익은 15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행한 토지수익연계채권을 인수해 자체 보유한 장기채에서 수익이 덤으로 발생했다"며 "지난달에는 단기채권 금리가 오른 반면 장기채권 금리는 하락해 장기채를 보유한 증권사가 돈을 벌었지만 최근에는 장 · 단기채 금리 모두 떨어져 이익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이달 들어 14일까지 보유채권에서 200억원의 이익을 올렸고,삼성증권도 100억원의 평가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운용전략에 따라 이익 규모에선 회사별로 차이가 났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채권 평균만기(듀레이션)를 짧게 가져간 일부 증권사는 평가익이 미미했다.
증권업계는 채권 부문에서의 뜻하지 않은 이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5~6월 금리인상으로 채권 평가손을 입은 데다 증시가 부진해 실적이 저조했던 것을 만회했기 때문이다. 중견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7월 이후 증시 상승으로 위탁매매 이익이 늘었고 이번 채권 평가익까지 겹쳐 연초 목표했던 실적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보유 채권이 많아지면서 금리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며 "다만 보유 채권의 평가액이 바뀔 뿐 증권업계 본연의 이익 척도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유미/서정환/강지연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