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은 지난 7월 말 2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는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한 물량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로써 대림은 올 들어 현재까지 약 3조4000억원의 해외건설 계약을 따냈다. 작년의 2조3890억원보다 약 42% 신장된 실적이다. 2008년 연간 실적인 3조4730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올해 목표액 5조원의 68%이기도 하다. 대림은 2008년 사상 최대 해외수주를 기록했다. 따라서 올해 해외수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정유공장 프로젝트는 국영회사인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한 사업으로 하루 40만배럴의 정제유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 정유공장을 사우디 서부의 얀부 산업단지에 건설하는 공사다. 아람코는 주요 공정을 설계 · 구매 · 시공(EPC)1~4로 4개의 패키지로 나눠 발주했다. 대림은 이 가운데 '디젤 및 나프타 수소처리첨가시설'을 포함한 '산성가스 및 황 회수설비'를 건설하는 EPC-3 공정과 수소첨가분해 설비를 짓는 EPC-4 공정을 단독 수주했다.

대림은 중동 최대 플랜트 발주시장이자 플랜트 건설업체들의 경연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얀부 프로젝트를 포함,총 70억달러 규모의 7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폴리머,고밀도폴리에틸렌(HDPE),저밀도폴리에틸렌(LDPE) 공장 등을 짓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 최대의 발주시장인 만큼 가장 엄격하고 까다로운 공정관리와 공사 자격요건을 요구하는 나라다. 대림산업은 아람코 사빅 마덴 등과 같은 현지 국영회사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사우디 플랜트 건설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김윤 대림산업 해외부문 사장은 "유럽 일본 등 세계 유수 EPC 건설회사들이 대거 입찰에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에서 대림산업의 우수한 기술력이 발주처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수주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 6월에는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KNPC)가 발주한 1조966억원 규모의 가스공장 프로젝트도 따냈다. 이 공사는 수도 쿠웨이트시티 40㎞ 남쪽에 있는 아흐마디 정유공장 안에 약 8억㎥의 가스와 응축 정제유를 처리해 에탄 프로판 부탄 등을 생산하는 가스공장을 짓는 것이다. 대림산업은 설계와 조달,시공을 일괄적으로 수행하는 EPC 방식으로 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대림산업의 '수주 실력'은 플랜트 건설시장의 메카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인정하는 기술력에서 비롯되고 있다. 대림은 작년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정유공장 등 총 2조3890억원의 해외 건설공사를 계약했다. 사우디 시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플랜트 건설 회사들이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곳이다.

단적인 예가 2008년 사우디 HDPE 현장의 사례다. 사우디 카얀사가 중국 건설업체에 맡겼던 연산 40만t 규모의 HDPE공장 프로젝트를 대림이 대신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공기와 기술력을 사업주의 요구에 맞출 수 있는 곳은 대림 밖에 없다는 게 카얀사의 부탁이었다. 이를 넘겨받은 대림은 현재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대림은 또 사우디 알주베일 공단에서 수행한 폴리프로필렌 제조공장 및 주변시설 공사를 통해 우수한 사업관리능력과 공기절감을 인정받아 사우디 국영회사인 사빅으로부터 2008년 최고의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작년 7월 사우디 아람코와 프랑스 토탈사가 공동 추진 중인 석유화학 단지 프로젝트에서 주요 공정 5개 패키지 가운데 '산성가스와 황 회수설비'를 건설하는 공정(8억2000만달러 규모)을 따낸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고 대림 측은 설명했다.

대림은 특히 프로젝트 관리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설사업부가 플랜트 공사를 책임지고 유화사업부 기술진이 시운전을 맡아 원활한 운영을 보장하는 완벽한 시공능력은 대림산업만이 갖고 있는 장점으로 꼽힌다.

김윤 사장은 "첨단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공사를 수행하면서 세계 플랜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며 "지속적인 대규모 플랜트 수주와 고부가가치 플랜트 공사를 통해 국내 플랜트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