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슈퍼카(고가의 고성능 자동차)' 제조업체인 맥라렌 오토모티브가 항공우주산업에 진출해 보잉과 맞서겠다고 나섰다. 대신 자동차 양산은 자동화 과정을 최소화하고,장인의 손길이 많이 닿도록 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펴겠다는 방침이다.

맥라렌은 향후 항공우주와 의료,스포츠 등 다양한 산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12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슈퍼카의 안정성과 내구성을 강화하는 데 쓰이는 탄소섬유와 알루미늄,철강 제조 등 자사의 장점을 십분 활용,사업을 다각화해 덩치를 키우겠다는 속내다.

맥라렌은 1981년 처음으로 탄소섬유 생산에 뛰어들었으며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차량 중량을 더욱 경량화하기 위해 매년 관련 기술에 투자해 왔다. 앨런 포스터 맥라렌 운영담당 이사는 "이 분야에서 단연 앞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보잉 같은 대규모 항공기 제조업체까지도 우리 기술에 관심을 가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몇 년 전부터 4000만파운드를 쏟아부어 차세대 강화유리 및 철강 생산시설 확충에 주력해 왔다. 내년께 가동하는 새 공장에서는 기술전문 인력만 300여명을 더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자동차 생산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등 자동화 시설도 최소화하고 장인들의 수작업 비중을 더욱 높인 '작품'들을 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대량 생산에 주력하는 BMW,벤츠,아우디 등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전략이라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손잡고 만든 인기모델 '메르세데스 맥라렌 SLR'은 매년 5000여대씩 생산을 더 늘릴 계획이다. 이 모델은 지난 3년간 2500여대가 생산됐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