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군수업체들이 각국 정부의 국방예산 절감에 따라 연이은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보잉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유럽 최대 군수업체인 영국의 BAE시스템스도 사업부 매각을 추진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BAE시스템스가 북미지역의 항공우주 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조만간 공식적으로 매각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BAE시스템스 북미 항공우주 사업부는 전투기를 비롯해 관련 부품 및 방위 시스템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매년 순이익이 2억달러(약 23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우드워드거버너,록웰콜린스 등의 군수 부품업체들을 비롯해 워버그핀쿠스,카릴그룹 등 투자회사들이 인수가 유력시되는 후보들이다. 매각 대금은 최대 20억달러(2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BAE시스템스의 이번 사업부 매각은 각국의 국방예산 감축에 따라 군수사업 부문의 경영 악화를 우려한 구조조정 조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국방예산을 향후 5년간 1000억달러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유럽 각국 정부들도 국방예산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세계 1위 군수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도 지난 9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체 경영진의 4분의 1에 이르는 600명을 조기 퇴직시키기로 했다.

세계 3위 업체인 보잉도 기존 군용기 사업부의 6개 부문을 4개로 축소하고 임원 수도 10% 이상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지난 8일 발표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