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물가 3.5% 급등 '22개월래 최고'…불붙는 금리 논쟁
'마이너스 금리에 빠진 은행 예금,중국 통화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 '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2일 보도한 기사 제목이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5% 올라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이후 금리 인상 논쟁이 점화됐다.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 증가율이 다시 반등하면서 경제 경착륙 가능성이 줄어든 것도 금리 인상 논쟁에 불을 지폈다.

◆애그플레이션 속 경기 둔화는 주춤

중국의 CPI 상승률은 2개월 연속 중국 정부의 연간 목표치(3%)를 넘었다. 특히 지난달 CPI 상승은 농산품 가격 급등이 주도했다(성라이윈 국가통계국 대변인). 식품 가격 상승률이 7.5%를 기록,CPI 상승률(3.5%) 가운데 2.5%포인트를 차지한 것.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된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13.9% 증가해 전달의 증가율(13.4%)을 웃돌았다. 성 대변인은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달보다 확대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라며 "장비제조업과 경공업이 회복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7로 반등한 것과 맥이 닿는다. 소비도 18.4% 늘어 전달(17.9%)의 증가율을 넘었다. 성 대변인은 "중국 경제가 전체적으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루팅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내수가 견조한 덕에 중국 경제가 더욱 부드러운 연착륙을 향해 가고 있다"고 진단했고,스티븐 그린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 둔화가 끝났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긴축 강도를 완화한 덕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금리 인상 논쟁 가열

문제는 물가상승률이 7개월 연속 1년 만기 은행 예금금리(연 2.25%)를 웃돌았다는 것이다. 반(半)관영통신 중국신문사는 최근 우샤오링 전 인민은행 부총재가 "은행 예금이 오랜 기간 마이너스 금리가 되는 게 금리 인상 조건"이라고 언급한 사실을 들어 금리 인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리다오쿠이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실질 예금금리가 -1%가 되면 금리 인상은 필연적"이라고 말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경영보도 익명의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인용,예금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궈톈융 중앙재경대 교수도 "예금금리가 0.27%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금금리는 2007년 12월 이후 동결된 상태다. 마이너스 예금금리가 지속되면 시중유동성이 부동산이나 증시 등 비실물경제로 흘러들어 자산거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관영 신화통신은 물가 급등이 수요 급증에 따른 게 아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좋은 처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리서치업체 스톤앤드매카시의 톰 올릭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것은 금리 인상이 아니라 돼지고기 생산을 늘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 급등이 구조적이라기보다는 홍수 등 기상재해에 따른 일시적인 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인민은행이 지난 10일 기준환율을 달러당 6.7625위안으로 고시해 위안화 가치를 1994년 이후 최고치로 끌어올리면서 또다시 위안화 절상설이 부상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