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의 라이벌인 중국 알리바바닷컴과 미국 이베이의 밀월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10일 알리바바닷컴이 저장성 항저우에서 개막한 축제 형식의 국제세미나인 '2010 알리페스트'에 존 도나호 이베이 최고경영자(CEO)가 초청연사로 나와 친밀감을 과시했다. 알리바바는 가장 큰 경쟁자인 이베이를 견제하기 위해 거래 중개 수수료 인하 등의 공격적인 방식을 사용해 2003년 중국 인터넷쇼핑몰 시장에 진출한 이베이를 3년 만에 철수시켰다. 그 이후 양사의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도나호 CEO는 이날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과 서로 힘을 키울 수 있다"며 "전 세계의 이베이 고객들은 끊임없이 낮은 가격과 질 높은 제품을 제공할 공급처를 찾고 있는데 중국이 바로 좋은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양사의 화해 무드는 지난해 3월 마윈 회장이 이베이 미국 본사를 직접 방문하면서 조성되기 시작했고,올초 이베이의 전자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을 도입키로 하면서 고조됐다. 데이비드 웨이 알리바바닷컴 CEO는 경쟁사의 결제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한 가지 서비스만 제공하면 소비자와 판매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페이팔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결제 방식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개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틀 동안 열리는 이번 알리페스트에는 도나호 CEO를 비롯해 김동선 한국 중소기업청장,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존 헌츠먼 주중 미국 대사,류촨즈 레노버 회장 등 각국을 대표하는 고위 관료와 기업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또 2000여명의 전 세계 중소기업 관계자들과 120명의 외신기자들도 자리를 메웠다.

웨이 CEO는 이날 중소기업 관계자들과 '넷프레뉴어(netpreneur · 인터넷과 기업인의 합성어로 인터넷 사업가란 뜻)와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웨이 CEO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온라인 시장에선 창의력과 개성으로 승부하는 소규모 회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중소기업청은 행사 기간 알리바바닷컴과 한국 중소기업의 온라인 수출 지원을 위한 교육 협력 등을 내용으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행사 둘째날인 11일에는 슈워제네거 주지사와 류촨즈 회장이 인터넷 전자상거래에 대해 연설한다.

항저우=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