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로 부산지역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통째로 민간 펀드에 매각됐다. GS건설은 부산 연산동 연산자이 미분양 물량을 민간펀드인 아시아자산운용에 2500여억원에 넘기기로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GS건설은 자금조달 조건으로 소유권을 넘겨주고 3년간 연 6%의 이자를 지급하며,아시아자산운용은 3년 후 팔리지 않은 아파트에 대한 원금을 상환받는 조건이다. 제2금융권 등에서 공동 출자한 아시아자산운용은 3년 만기 펀드를 설정,연산자이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소유권은 펀드에 넘어갔지만 판매와 관리는 GS건설이 계속 맡는다.

GS건설은 지난 7월 연산자이 입주가 시작됐지만 대형 평수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남아 유동성이 떨어지자 자산유동화를 통한 자금조달 방안을 결정했다. 연산자이는 지상 12~28층 19개동 1598세대로 106㎡(32평형)~302㎡(91평형)로 구성됐다. 분양가는 106㎡ 기준 3.3㎡당 870만원 수준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미분양 물량을 한꺼번에 매각하게 됐다"며 "아파트는 여전히 GS건설에서 관리하는 만큼 입주자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등에서 미분양 물량을 펀드에 넘겨 자산을 유동화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부산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향후 통매각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