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한국의 국가 경쟁력 지수가 3년 연속 하락했다.

WEF는 139개국의 국가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한국이 지난해보다 3계단 낮은 22위를 차지했다고 9일 발표했다. 한국의 WEF 국가 경쟁력 순위는 2007년 11위까지 올라갔으나 2008년 13위,지난해 19위로 떨어졌다.

거시경제(11위→6위),시장규모(12위→11위),노동시장 효율성(84위→78위) 등에서 전년보다 순위가 상승했지만 기업혁신(11위→12위),고용 · 해고 관행(108위→115위),정부 규제 부담(90위→108위) 등에서는 하락했다.

한국은 은행 건전성을 비롯한 금융시장 성숙도와 정부 규제 등 제도적 요인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금융시스템 개혁과 노사관계 선진화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가 경쟁력 1위는 지난해 1위였던 스위스가 차지했다. 스웨덴은 지난해 4위에서 올해 2위로 상승했다. 싱가포르 미국 독일이 3~5위에 각각 올랐다. 일본은 2계단 오른 6위를 차지했고 중국은 지난해 29위에서 올해 27위로 올라섰다.

한국 정부는 "WEF의 평가 결과가 지난 5월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 경쟁력 조사 결과와 차이가 크다"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IMD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는 한국의 순위가 2008년 31위에서 2009년 27위,올해 23위로 오르는 추세다.

같은 항목에서도 IMD와 WEF의 평가가 크게 엇갈렸다. 주식시장 자본조달 용이성 항목에서 IMD 순위는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한 반면 같은 항목의 WEF 순위는 21계단이나 하락했다. 벤처자본 이용 가능성에서도 IMD 순위는 2계단 올랐지만 WEF 순위는 34계단 떨어졌다.

WEF는 세계 각국의 기업인 경제학자 정치인 등이 회원인 민간 기관으로 △기본요인 △효율성 증진 △기업 혁신 및 성숙도 등 3개 분야 110개 항목에 관한 통계 및 설문조사를 통해 매년 130여개국의 경쟁력을 평가한다. IMD는 50여개국을 대상으로 △경제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구축 등 4개 분야 329개 항목을 조사한다.

하성 기획재정부 미래전략정책관은 "일부 항목에서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지만 종합적인 국가 경쟁력을 나타내는 참고자료로서 의미를 둘 만하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