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色까지 고르는 고객도…가을엔 네이비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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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오니' 수석 재단사
서울 하얏트호텔 아케이드 지하 1층의 이탈리아 명품 남성복 '브리오니' 매장.지난 8일 오전 10시 한 남성 고객이 이곳을 찾았다. 이 브랜드 3대 '마스터 테일러'(수석 재단사) 중 한 명인 안젤로 디 페보씨에게 맞춤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다. 1년에 딱 한 번 본사 수석 재단사가 방한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옷을 맞춰주는 행사다. 페보씨는 2년 전부터 국내 VIP 고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보통 명품 업체들의 '수석 재단사' 하면 나이 지긋한 남성 장인을 떠올리지만 그는 올해 26세다. 열네 살에 브리오니 테일러링 스쿨인 '나차레노 폰티콜리'에 들어가 4년간 기술을 습득한 후 브리오니 테일러로 활동 중이다. 7년 전 최연소로 '브리오니'를 대표하는 마스터 테일러로 뽑혀 연간 40~50일 동안 세계 각지의 VIP 고객을 찾아 다니고 있다.
이번 행사는 고객의 치수를 재는 것으로 시작됐다.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입은 상태에서 능숙한 손놀림으로 고객의 어깨,팔,라펠,바지 길이와 주머니 위치,엉덩이 굴곡,바지통 등을 측정했다. 그는 "'수미주라'와 '비스포크'라는 맞춤 서비스가 있는데 비스포크는 직접 신체를 측정해 패턴을 새로 짜고,가봉까지 거친다"며 "이번 행사는 기존 제품에서 패턴을 변형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대로 만들어주는 '수미주라'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주머니 모양과 위치,바지통과 밑단 처리 방식 등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물어보면서 작업지시서에 세밀하게 적었다. 이후 겉감과 안감 소재,단추 샘플,실들을 고객 앞에 늘어 놓는다. 5000여 가지 소재 가운데 고객 성향에 맞게 선별한 1000여 가지만 내놨다. 이 중에는 '비큐라'라는 동물의 털로 만들었다는 1억원짜리 원단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 고객들이 주로 맞추는 슈트 한 벌의 가격은 900만원 선.
페보씨는 네이비 소재를 고객에게 추천했다. 올 가을 트렌드 컬러로 젊은 분위기를 낸다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단번에 안감과 단추까지 골라 내놓는다. 이렇게 하나씩 정하다 보니 40분가량이 걸렸다. 이렇게 작성한 작업지시서는 본사에 넘겨진다. 완성품은 6주 뒤 고객에게 전달된다. 그는 "슈트 한 벌은 220단계의 공정을 거친다"며 "440명의 손길이 가야만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보통 명품 업체들의 '수석 재단사' 하면 나이 지긋한 남성 장인을 떠올리지만 그는 올해 26세다. 열네 살에 브리오니 테일러링 스쿨인 '나차레노 폰티콜리'에 들어가 4년간 기술을 습득한 후 브리오니 테일러로 활동 중이다. 7년 전 최연소로 '브리오니'를 대표하는 마스터 테일러로 뽑혀 연간 40~50일 동안 세계 각지의 VIP 고객을 찾아 다니고 있다.
이번 행사는 고객의 치수를 재는 것으로 시작됐다.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입은 상태에서 능숙한 손놀림으로 고객의 어깨,팔,라펠,바지 길이와 주머니 위치,엉덩이 굴곡,바지통 등을 측정했다. 그는 "'수미주라'와 '비스포크'라는 맞춤 서비스가 있는데 비스포크는 직접 신체를 측정해 패턴을 새로 짜고,가봉까지 거친다"며 "이번 행사는 기존 제품에서 패턴을 변형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대로 만들어주는 '수미주라'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주머니 모양과 위치,바지통과 밑단 처리 방식 등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물어보면서 작업지시서에 세밀하게 적었다. 이후 겉감과 안감 소재,단추 샘플,실들을 고객 앞에 늘어 놓는다. 5000여 가지 소재 가운데 고객 성향에 맞게 선별한 1000여 가지만 내놨다. 이 중에는 '비큐라'라는 동물의 털로 만들었다는 1억원짜리 원단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 고객들이 주로 맞추는 슈트 한 벌의 가격은 900만원 선.
페보씨는 네이비 소재를 고객에게 추천했다. 올 가을 트렌드 컬러로 젊은 분위기를 낸다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단번에 안감과 단추까지 골라 내놓는다. 이렇게 하나씩 정하다 보니 40분가량이 걸렸다. 이렇게 작성한 작업지시서는 본사에 넘겨진다. 완성품은 6주 뒤 고객에게 전달된다. 그는 "슈트 한 벌은 220단계의 공정을 거친다"며 "440명의 손길이 가야만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