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장주' 자리를 꿰찬 롯데쇼핑에 기관 매수세가 연일 유입되고 있다. 반면 1위 자리를 빼앗긴 신세계는 외국인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아 대조를 이룬다.

롯데쇼핑은 8일 2.74%(1만1500원) 오른 43만1500원에 마감되며 나흘 만에 상승 행진을 재개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8일 시가총액이 11조원을 넘어서며 유통주 1위로 올라선 이래 이날 12조5322억원으로 불어났다. 반면 신세계는 60만1000원으로 0.83% 하락,시가총액이 11조3352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4010억원까지 좁혀졌던 롯데쇼핑과 신세계의 시총 격차는 1조1971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롯데쇼핑은 기관들이 지속적으로 사자에 나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기관은 지난 7월28일 이후 단 이틀을 제외하고 연일 롯데쇼핑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액은 1910억원에 달한다. 반대로 외국인은 지난달 롯데쇼핑이 유통주 1위로 올라선 이후 매도 우위로 돌아섰고,신세계를 한달여 동안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한상화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기관은 롯데쇼핑의 공격적인 해외투자를 차기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긍정 평가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외국인들은 신세계의 안정성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크레디트스위스(CS)는 "롯데쇼핑이 3분기 실적호조 등을 배경으로 단기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자본이익률(ROI)이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신세계가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중국 이마트 사업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반면 롯데쇼핑은 현지 대형마트 인수 등을 통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며 "국내 사업은 비슷한 상황이어서 해외 사업에서의 차이가 주가 차별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