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크게 줄었던 대기업들의 기부금이 올해 들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기준 기부금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대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기부금 납부액을 조사한 결과 2472억원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조사 대상 10개사가 같은 기간 기부금으로 쓴 903억원보다 2.7배 늘어난 것이다.

기부금을 가장 많이 낸 기업은 삼성전자로 지난 상반기에만 934억원을 기부했다. 작년 같은 기간의 251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SK텔레콤이 기부금 524억원으로 두 번째 많이 냈고 KT가 410억원의 기부금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SK에너지가 145억원,포스코 122억원,현대자동차 112억원,현대중공업 105억원,한국전력 79억원,삼성중공업 29억원,두산인프라코어가 12억원을 각각 기부했다. 비상장사 중에서는 GS칼텍스가 112억원을 기부해 상위권에 들었다.

하반기에 불우이웃돕기 성금 등이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상위 10개사의 올해 기부금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기부금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정부의 친서민 정책 드라이브에 맞춰 기부금을 비롯한 직간접적 상생 비용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