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금융권의 취업문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용 인원을 대폭 늘렸고,올해 하반기에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채용 인원이 조금 늘었더라도 금융권 취업문은 여전히 좁다.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업종인 만큼 경쟁 또한 여전히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인사 담당자들은 회사마다 채용 방식이 다르고 가산점을 주는 조건도 다른 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곳을 선택해 준비하는 것이 금융권 취업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

신한은행은 지난해와 같은 40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지원 자격은 2011년 2월 졸업예정자를 포함한 학사 학위 및 동등 학력 소지자로 전 학년 학점 평균이 3.0(4.5 만점) 이상이어야 한다. 오는 20일 원서접수를 마감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200명)보다 100명 늘어난 300명을 선발하기로 하고 오는 23일까지 원서를 받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단계였던 면접을 2단계로 줄이고 대신 1박2일 합숙 면접을 실시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200명의 신입직원을 뽑는다. 올해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외국 국적 인재도 함께 채용할 계획이다. 외환은행도 지난해와 같이 100명을 선발한다. 지방은행들 중에서는 경남은행이 60명,대구은행이 40명,광주은행이 30명을 뽑는다.

작년 하반기에 500명을 뽑았던 국민은행은 올해 하반기에는 채용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어윤대 KB회장의 신규인력 최소화 방침에 따라 좀 더 논의를 한 후에 채용인원을 결정하기로 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일찌감치 예년 수준인 각각 100명과 15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공학교육인증원으로부터 인증받은 공학교육 프로그램 이수자와 공인 한자능력 자격보유자를 우대한다.

대한생명(50명) 현대해상(60명)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뽑고 LIG손해보험은 선발 인원을 지난해 30명에서 올해 40~50명으로 늘려잡았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채용기준이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PT 연습과 함께 금융이슈 파악해야

금융사의 필기시험은 직무능력 및 적성평가와 논술 등으로 이뤄져 있다. 직무 및 적성평가는 일반적으로 언어력 수리력 추리력 공간력 등을 평가하는 문제들로 구성된다.

이 중 언어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 문제와 유사하다. 수리력은 도표나 그래프 등을 보고 간단한 계산을 통해 답을 찾는 문제가 나오고 추리력과 공간력은 마치 지능지수 검사를 연상시키는 문제들이 많이 나온다.

논술은 주로 경제와 금융 관련 이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형식이다. 평소 신문을 꾸준히 읽어 글로벌 금융위기나 친서민 금융 등과 같은 주요 이슈에 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면접에서는 금융인으로서 잠재력이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다면 그만큼 금융에 관심을 갖고 오랫동안 준비했다는 뜻이므로 대부분 금융사들이 가산점을 준다. 최근에는 면접에서 프레젠테이션(PT)을 요구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기획력을 보여주고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