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23년 만에 새 지평 연 자동차 노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아차 등 무파업타결 원년 개막
동반자적 노사관계 정착시켜야
동반자적 노사관계 정착시켜야
기아자동차 노사는 교섭을 시작한 지 20일 만에 파업없이 단체교섭을 마무리했다. 기아차의 무파업 타결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단체교섭은 노조 간부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지급을 규율하는 타임오프제의 암초에 부딪혀 기아차 노사가 파업을 피해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에 더욱 뜻깊은 일이다.
기아차 노조는 타임오프 무력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기아차 노조의 전임자 처우 보장 요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다른 사업장은 물론 정부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 기아차 노사가 법정 한도대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를 받아들임으로써 이번 합의는 제도 확산과 안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아차 노사의 평화적 교섭 타결은 자동차산업의 노사관계에 새로운 지평선을 여는 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단체교섭만 하면 파업이 고질적으로 발생해 노사 당사자는 물론 일반 사람들의 피해도 컸다. 다행히 금년 들어 현대차,GM대우,쌍용차가 노사교섭을 파업없이 마무리한 데 이어 기아차도 무파업으로 임 · 단협을 마무리함에 따라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23년 만에 처음으로 무파업 노사협상의 원년을 열 수 있게 됐다.
기아차 노사가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던 교섭을 합의로 타결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하면 향후 노사관계의 방향과 과제를 전망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용자는 근로시간면제 한도는 법대로 시행하되 임금 인상이나 고용안정 문제에 대해서는 노조의 요구를 대폭 수용했기 때문에 합의가 가능했다. 여기에는 기아차가 과거에 비해 디자인이나 품질 등이 눈에 띄게 좋아져 소비자의 인식이 달라졌고,이에 따라 생산량이 늘고 수익도 개선돼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영성과가 과거에 비해 개선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노조의 노선 변화,노조 내부의 역학관계,그리고 교섭 관행에도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노조가 파업 없이 타임오프를 수용한 것은 과거와 달리 이념이 아니라 실리주의 관점에서 단체교섭을 마무리했고,노조활동가 등 계파의 이익보다 일반 조합원의 이익을 더 존중한 영향이 적지 않았다. 동시에 근로자들은 기아차의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사기가 올라가고 자동차 품질이나 급여 수준 등에서 현대차에 뒤처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파업 때문에 놓칠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빠른 시일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
기아차의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산업평화 차원에서 더 나아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조합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곳곳에서 불만이 터지며 이것은 다시 노조의 불안정을 유발하며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만든다. 이런 악순환을 단절하기 위해 노사는 동반자적인 자세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근로자의 임금복지 향상과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 노동조합 활동과 노사관계의 목표를 둬야 할 것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시장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반면,에너지와 환경 등 첨단 신기술을 누가 먼저 도입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또한 차량의 안전성 등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정보와 의식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제품의 사소한 불량이 기업의 명운을 흔드는 건 얼마 전 발생한 도요타 리콜사태가 보여준다.
제품은 물론 생산공정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고 이것은 직장 분위기와 근로자들의 업무태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노사관계에 좌우된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노사는 올해를 생산적 노사관계의 원년으로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김태기 < 단국대 경제학 교수 >
기아차 노조는 타임오프 무력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기아차 노조의 전임자 처우 보장 요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다른 사업장은 물론 정부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 기아차 노사가 법정 한도대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를 받아들임으로써 이번 합의는 제도 확산과 안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아차 노사의 평화적 교섭 타결은 자동차산업의 노사관계에 새로운 지평선을 여는 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단체교섭만 하면 파업이 고질적으로 발생해 노사 당사자는 물론 일반 사람들의 피해도 컸다. 다행히 금년 들어 현대차,GM대우,쌍용차가 노사교섭을 파업없이 마무리한 데 이어 기아차도 무파업으로 임 · 단협을 마무리함에 따라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23년 만에 처음으로 무파업 노사협상의 원년을 열 수 있게 됐다.
기아차 노사가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던 교섭을 합의로 타결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하면 향후 노사관계의 방향과 과제를 전망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용자는 근로시간면제 한도는 법대로 시행하되 임금 인상이나 고용안정 문제에 대해서는 노조의 요구를 대폭 수용했기 때문에 합의가 가능했다. 여기에는 기아차가 과거에 비해 디자인이나 품질 등이 눈에 띄게 좋아져 소비자의 인식이 달라졌고,이에 따라 생산량이 늘고 수익도 개선돼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영성과가 과거에 비해 개선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노조의 노선 변화,노조 내부의 역학관계,그리고 교섭 관행에도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노조가 파업 없이 타임오프를 수용한 것은 과거와 달리 이념이 아니라 실리주의 관점에서 단체교섭을 마무리했고,노조활동가 등 계파의 이익보다 일반 조합원의 이익을 더 존중한 영향이 적지 않았다. 동시에 근로자들은 기아차의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사기가 올라가고 자동차 품질이나 급여 수준 등에서 현대차에 뒤처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파업 때문에 놓칠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빠른 시일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
기아차의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산업평화 차원에서 더 나아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조합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곳곳에서 불만이 터지며 이것은 다시 노조의 불안정을 유발하며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만든다. 이런 악순환을 단절하기 위해 노사는 동반자적인 자세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근로자의 임금복지 향상과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 노동조합 활동과 노사관계의 목표를 둬야 할 것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시장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반면,에너지와 환경 등 첨단 신기술을 누가 먼저 도입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또한 차량의 안전성 등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정보와 의식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제품의 사소한 불량이 기업의 명운을 흔드는 건 얼마 전 발생한 도요타 리콜사태가 보여준다.
제품은 물론 생산공정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고 이것은 직장 분위기와 근로자들의 업무태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노사관계에 좌우된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노사는 올해를 생산적 노사관계의 원년으로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김태기 < 단국대 경제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