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증권사 CEO에게 듣는다] ⑩ 제갈걸 HMC투자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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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이 글로벌 위기에서 회복되면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증권사 CEO들은 자금 흐름을 놓칠새라 휴가도 반납한 채 경영전략을 다잡으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직 경제 회복세가 더딘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는가 하면,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투자심리 잡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경제TV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증권사 CEO들의 경영전략과 계획을 들어보기로 했다.
"HMC SPAC, 업종 특화와 전문성으로 신뢰 얻어"
"퇴직연금시장 Top Player로 성장할 것"
-제갈걸 HMC투자증권 사장
Q.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증권사들이 가장 두드러지게 내세운 전략이 있다면 '브로커리지 위주 수익구조 탈피'와 'IB역량 강화'일 것입니다.
IB업무의 경우 제도시행과정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습니까?
A.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IB가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다 합리적인 규제체계가 마련돼야 합니다.
예컨데 Chinese wall의 경우 투자자보호와 건전한 영업행위를 담보하고자 마련됐지만 실제 적용과정에서 IB부문과 투자중개, 투재매매, 고유자산운용부문간 정보교류 차단의 범위가 다소 불분명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제도가 정착돼 감에 따라 각사가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해줬으면 합니다.
또한 국내 IB들이 아직 초보단계를 머물러 있어서 외국 IB들과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하기에는 아직 역량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국내IB들은 여러 deal을 직접 수행함으로써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고, 국내기업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금융이 성장해야 하므로 국내 IB가 정부당국과 기업들의 주요 deal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Q. HMC투자증권의 1호 SPAC 공모가 성공리에 마감됐습니다.
청약 경쟁률이 180대 1에 달했는데요.
최근 일부 증권사들의 SPAC이 저조한 실적을 냈던 것이나 상장을 연기했던 데 비해 HMC의 SPAC이 이 같은 관심을 받을 수 있던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우리회사 SPAC의 성공 요인은 크게 2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첫째, 대상업종을 명확히 특화시킴과 동시에 동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입니다.
우리회사만의 전문성과 업종의 성장성을 고려한 그린카 관련 우량 자동차부품 소재기업을 합병대상으로 특화해 다른 SPAC들과 차별화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두번째는 당사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라고 생각됩니다.
톱텍, 만도, 엠에스오토텍 등 HMC투자증권이 출범한 이후 수행한 IPO는 모두 성공적이었습니다.
우량기업을 발굴해 적정 밸류에이션을 통한 IPO로 투자자들과 발행사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분이 SPAC 공모에서도 투자자분들의 신뢰를 얻지 않았나 평가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번 1호 SPAC의 M&A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앞으로도 HMC투자증권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해 차별화된 SPAC을 설계, 시장과 투자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갈수록 노후 자산관리가 중요해지는 시대에 퇴직연금시장이 향후 증권사의 주요
수익창출사업부문이 될 거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HMC투자증권은 신생회사로서 퇴직연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입니까?
A. 2009년 6월 운용관리기관 등록, 10월 자산관리기관을 등록함으로써 퇴직연금 시장에 진입해 이제 영업을 시작한지 8개월이 채 안됐습니다만, 현재 적립금은 운용관리기준으로 약 668억원에 이릅니다.
후발주자로서 타사업자와 대비해 볼 때 엄청난 성과입니다.
이러한 성과는 퇴직연금사업을 미래성장사업으로 보고, 업권내 우수한 인력 채용과 전산인프라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타사 대비 월등한 잠재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가입기업을 위한 IFRS교육프로그램 제공 등 차별화된 서비스와 퇴직연금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투자, 퇴직연금 컨설팅 전문인력 등 시스템과 인력 측면에서 이미 마켓리더 수준에 와 있습니다.
이러한 인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고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퇴직연금시장에서의 Top player로 성장할 것입니다.
Q. 최근 증권사 자문형 랩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맞춤형 투자'로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소수 종목에 대한 집중 투자로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자문형 랩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올해 초 5천600억원에 불과하던 자문형 랩 잔고가 7월말 기준으로 2조 4천000억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보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자문형 랩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식형 펀드 수익률에 대한 실망감과 맞춤형 상품 투자에 대한 기대, 단기고수익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등이 자문형 랩으로 자금이 쏠리게 하는 배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문형 랩은 소수종목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에 종목을 잘 선정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시장이 하락하는 상황이나 침체기에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단점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에게 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필요한 절차를 준수함으로써 불완전 판매를 예방할 수 있는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돼야 합니다.
그래야만 설령 주식시장이 급랭하는 위기상황이 오더라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Q. 일각에서는 우리 금융시장이 대외이슈나 외국인의 매매동향, 외환 수급 등 외부 변동성에 취약하다고 지적합니다.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요?
어떤 방안이 이같은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을까요?
A. 지난해는 미국 금융위기로 증시가 등락했고, 올해는 그리스 사태에서 시작된 유럽 재정 위기로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등 우리시장이 외부 변동성에 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수급 측면에서도 지난해 외국인 매수가 30조원 가까이 유입되어 다른나라보다 우리시장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러나 만약 외국인 매수가 줄면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우려도 낳았습니다.
세계 경제가 개방돼 있고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진 이상 세계 각국의 시장이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따라서 이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는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외부 충격에 따른 영향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의 체질을 강화해 높은 이익을 올리는 건전한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실례로 현재까지 우리 기업들은 비교적 이 과정을 잘 극복해 2분기에만 기업 이익이 25조원을 넘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보였습니다.
국내외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장의 약세 폭은 다른 나라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Q. 증권업계는 유독 업체 간 직원 이동이 잦은 편입니다.
리서치센터 연구원이나 딜러 등 전문인력이 그만큼 많기 때문일텐데요.
국내 증시가 한 단계씩 성장해갈수록 증권사들은 무엇보다 리서치센터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증권사에 있어서 리서치센터란 어느 정도의 가치라고 생각하십니까?
A. 증권업은 특성상 미래를 예측해야 합니다.
어떤 증권사가 수익성과 성장성 높은 기업을 발굴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오랜기간에 걸쳐 검증되고, 투자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 고객들은 해당 증권사와 거래를 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즉, 미래의 경제와 기업들을 얼마나 심도있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증권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으로 리서치센터는 수익창출의 기반이 되며, 리서치센터의 역량 강화는 증권사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요즘은 과거와 달라 투자자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대단히 많아 단순한 정보 전달 수준에 머물 경우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우리회사는 회사가 가진 네트웍을 활용해 자동차, 철강, 건설, IT 등의 섹터에 특화하고, 산업현장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와 교류를 통해 차별화함으로써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Q. 어느덧 9월이 되어 가는데 찌는 듯한 더위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본인만의 더위사냥 비법이 있으신지요? 여름휴가는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A. 가족과 함께하는 휴식의 시간은 직장인에게는 꼭 필요한 재충전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에게 휴가를 통해 피로를 회복하고 에너지를 재충천 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아직 휴가를 다녀오지 못했지만 가을에 늦은 휴가를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 재충전과 함께 경영에 대한 구상도 하고자 합니다.
◇ 제갈걸 HMC투자증권 사장 프로필 ◇
* 1953년 경북 영천 출생
* 1972년 계성고등학교 졸업
* 1976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 1978년 현대자동차 입사
* 1998년 현대자동차 경영전략팀장 이사
* 2000년 현대자동차 기획실장 상무
* 2005년 현대카드.캐피탈 경영지원 총괄본부장 부사장
* 現 HMC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