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스토리지 업체 3PAR 인수를 위한 델과 휴렛팩커드(HP)의 경쟁이 좀체 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HP가 주당 30달러,총 20억달러의 인수가격을 전격 제시,3PAR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마무리될 듯했다. 그러나 델이 '3PAR의 가치를 재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다시 격화되는 양상이다. 일부에선 '미친(crazy) 인수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HP는 최근 3PAR을 주당 30달러,총 20억달러에 사들이겠다는 3차 수정안을 제시했다. 앞서 델이 주당 27달러의 인수안을 내놓자 곧바로 다시 3달러를 올린 것이다. 주당 30달러는 당초 HP가 1차로 제시했던 24달러보다 25% 높은 금액.인수전이 시작되기 전 주가에 211%의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3PAR 이사회는 "더 나은(superior) 제안으로 평가된다"며 델과 협상을 중단하고 HP와의 협상에 착수했다. 이로써 HP가 보름 동안 벌였던 인수전의 승기는 HP로 기우는 듯했다.

문제는 델 측이 여전히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델 측은 "주주와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해 추가 제안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