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을 기반으로 한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을 갖고 있는 KIC그룹이 예쓰저축은행을 인수한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KIC그룹은 예쓰저축은행을 150억원에 인수키로 예보와 가격협상을 끝내고 조만간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KIC그룹은 계약이행보증금으로 인수예상금액의 10%인 15억원을 예보에 예치했다.

예보는 KIC그룹을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해 협상을 해왔다. 지난주에는 금융당국과 사전합의도 마쳤다. 예보는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받는 대로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 주나 9월 초에는 본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예쓰저축은행에 대한 공개경쟁입찰이 두번 연속 실패함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팔기로 하고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해 인수자를 물색했다. 당초 수의계약에 적극적이었던 국내 최대 대부업체 러시앤캐시가 검찰조사 등으로 인수 후보에서 탈락하자 KIC그룹이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됐다.

예쓰저축은행은 부실저축은행으로 영업정지를 당한 전북저축은행과 으뜸저축은행에 예보가 공적자금을 투입한 뒤 두 은행을 합쳐 만든 가교은행이다. 본점은 전북 군산에 있으며 제주도 3개 지역에 지점을 두고 있다. 총자산은 작년 말 4100억원에서 6월 말에는 3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8%를 약간 밑돌고 있다.

예쓰저축은행을 인수하는 KIC그룹은 이스타항공 이스타투자자문 삼양감속기 새만금관광개발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현대증권 펀드매니저 출신이자 전주지역 기업인인 이상직씨가 대주주다. 지난 6월 말 총자산은 2443억원이며 상반기 중 64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씨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 매출 10조원,순이익 1조원의 초우량 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저축은행은 계열사인 중앙부산저축은행을 매각하기로 하고 자문사를 선정했다. 부산저축은행은 중앙부산저축은행 매각을 통해 2008년 인수한 대전저축은행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푸른2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일본종합금융그룹인 오릭스도 자금조달을 마치는 대로 곧 인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 매물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