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자동차 선두주자인 BYD의 질주에 빨간불이 켜졌다. 토지 불법 전용이 드러나 일부 공장이 폐쇄될 위기에 직면했으며 올해 자동차 판매 목표도 25% 낮췄다. 품질 불량 문제도 불거지고 딜러들도 속속 이탈하고 있다.

25일 블룸버그통신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토자원부는 산시(陝西)성 시안에 있는 BYD의 7개 공장이 농지에 세워진 것을 적발하고 다음 달 말까지 처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장신 궈타이쥔안증권 애널리스트는 "BYD가 농지에 불법으로 설립한 공장을 정부가 해체 한다면 다른 기업들에 농지 불법 전용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자원부는 올 들어 농지에 골프장과 주택을 지은 사례를 적발,건물을 허물고 관련 회사 직원들에게 최고 4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BYD의 농지 불법 전용은 중국 정부가 곡물과 자동차 가운데 어느 것을 더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BYD는 최근 올해 자동차 판매 목표를 80만대에서 60만대로 내렸다. 올 상반기 판매 대수가 28만6000대로 당초 목표 대비 36%만 달성한 데다 하반기에 판매 증가 둔화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BYD는 2008년 17만대에 이어 지난해 45만대 판매 등 자동차 시장에서 급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BYD 창업자인 왕촨푸 회장은 올 2분기부터 자동차 판매가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었지만 2분기 순익은 2.6% 증가에 머물렀다. 회사 측의 밀어내기로 재고가 증가하면서 딜러들이 이탈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딜러 이탈의 진원지는 서부대개발의 거점 도시인 청두다. 딜러망이 과도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청두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파는 상하이폭스바겐은 13개의 딜러를 두고 있지만 BYD는 14개에 이른다.

BYD는 또 당초 상반기 추진했던 선전증시 상장을 연기했다. BYD는 2차전지 개발 등에 필요한 28억위안을 조달하기 위해 홍콩에 이어 중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BYD는 홍콩증시에서 올 들어 35%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4.6%)에 비해 하락폭이 훨씬 컸다. 미국의 투자대가인 워런 버핏이 지분 10%를 인수한 데 이어 독일의 폭스바겐 및 다임러와 전기차 개발 제휴를 맺을 만큼 블루칩으로 부상했지만 불안한 실적 전망이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