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좀처럼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하는 가운데 루머나 일시적 실적 악화로 주가가 급락하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자사주 취득을 통해 저평가된 주식 매수와 함께 주가 방어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시스템 전문업체 SDN은 분식회계 루머에 지난 23일과 24일 이틀동안 13.57%나 급락했다. SDN은 주가가 급락하자 대신증권과 3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자사주 취득은 SDN에게 '약'이 될 전망이다. 실적 호전에 따른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정근해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중요한 주가 상승 요인이라면 SDN의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기대감이 커 주가에 긍정적"이라며 "3분기 이후의 매출과 이익은 이미 수주한 불가리아 플랜트 시공 실적인식과 해외 추가수주, 국내 태양광 시장 확대로 하반기에는 실적 증가가 큰 폭으로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이에 따라 SDN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만7000원을 유지했다. 이는 전날 종가 9550원보다 78% 높은 수치다.

반도체·LCD장비업체인 탑엔지니어링도 마찬가지다. 7000원대에 거래되던 탑엔지니어링은 지난 16일 2분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힌 이후 6000원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올들어 반도체 호황으로 동종업체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호전되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계열사 파워로직스의 급작스런 손실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파워로직스는 외환은행과의 선물환계약에 따른 권리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소송에서 패소했고 이에 따라 2분기에 예상손실금액 189억원 가량을 소송충당부채로 계상했다.

탑엔지니어링도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우리투자증권과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맺었다.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LCD 및 LED 장비 수주 확대로 올해 실적이 호전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월 상장한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디지탈아리아도 전날 메리츠종금증권과 3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올 상반기 실적이 주춤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로 3D와 고급 GUI(graphical user interface)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2분기 부진한 성적으로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텔레칩스와 아이앤씨테크놀로지도 최근 각각 30억원, 50억원 규모의 자사주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