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시에서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은 줄었지만 논술의 실질적인 비중과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이 논술 전형을 확대했다. 특히 모집인원의 30~70%를 선발하는 우선선발의 경우 논술 반영 비율이 80~100%에 이르는 만큼 수시에서 논술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수험생들은 지원하는 대학의 논술 유형을 기출문제를 통해 확인하고 대학별 유형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인문계,대학별 특성에 주목

인문계열 논술은 대학별 특성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서울대의 2500자 단문항 유형,고려대의 요약 및 논리추론 유형,한국외대의 영어 제시문 활용 유형 등 각 대학의 특성이 반영된 논술 유형이 더욱 뚜렷해졌다.

기존 인문 · 사회 통합논술에서 언어 · 영어 · 경제 · 사회 · 수리 등 더욱 다양한 교과목 간 통섭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화된 것도 특징이다.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상경계열) 등 상위권 대학의 경우 수리 및 논리적 사고를 요하는 문항의 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서울시립대,경희대 등도 지난해 인문학 문항과 수리적 문항을 결합한 문제를 냈다. 한국외대와 동국대 등은 지난해 영어 제시문을 출제하기도 했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평가실장은 "올해도 인문계열은 영어 지문 발췌와 수리논술 문항이 늘어날 수 있으며 난이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한 도표뿐만 아니라 그림,만화,다양한 형태의 그래프 등 자료를 활용케 하는 논제도 늘어나고 있다.

◆자연계,답 알아도 풀이과정 없으면 감점

자연계열 논술은 크게 수리 · 과학 통합형,과학형,인문 · 수리 통합형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단순히 암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문항보다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습득한 지식을 토대로 다각적인 사고과정을 통해 해결하는 문항들이 주로 나오고 있다. 서로 다른 교과 간 지식들을 연계하고 전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대학은 수험생들이 답을 알고 있더라도 논제에서 요구하는 과정을 분석적으로 서술하기를 요구한다. 따라서 결론을 알고 있더라도 단순하게 접근해 단편적인 결과만을 쓰는 것은 감점 요인이다. 논제가 요구하는 정확한 결과를 알지 못하더라도 해결에 필요한 조건을 선별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들을 모두 시도하고 서술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