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가 주목받는 데다 아이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엄마들이 늘어나면서 유기농 면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와타나베 치에코 ‘아반띠’ 사장(58·사진)은 23일 서울 삼성동의 이 회사 ‘더 오가닉 코튼’ 매장에서 “일본에서는 최근 3년간 유기농 면시장이 약 3배 성장해 유기농 면이 연간 1450t가량 유통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그는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 임신·출산·육아용품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유기농 면은 3년 이상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농지에서 생산된 면화다.와타나베 사장이 33세였던 1985년에 세운 아반띠는 유기농 면으로 아기용품 여성속옷 등 1000종가량의 생활용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유기농 면 브랜드 ‘프리스틴’과 ‘프리스틴 베이비’를 한국과 대만에 판매하고,미국 유기농 면 업체 ‘아이린 피셔’와 한국암웨이 등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납품하고 있다.지난해 매출은 약 120억원으로 일본 유기농 면 전문업체 중 1위다.국내에선 보령메디앙스가 아반띠 제품의 총판을 맡고 있다.

와타나베 사장은 “유기농 면 시장은 1990년대 초반 와코루 등의 대형 속옷 업체들이 관련 제품을 내놓아 주목받았지만 1995년 고베 대지진으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빙하기’를 겪었다”며 “2000년대 들어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이 환경보호 움직임으로 나타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기농 면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데다 따뜻하고 상냥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신체에 직접 닿는 제품군을 위주로 확장할 수 있다”며 “남성과 청소년 등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제품 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와타나베 사장은 유기농 마을을 만드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이를 위해 지난해 일본 나가노현에 1980㎡(600평) 규모 부지를 매입해 유기농 목화를 재배하기 위한 전 단계로 유기농 농산물을 기르고 있다.그는 “면뿐 아니라 유기농 비료로 유기농 농산물을 재배하고 여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오래 거주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