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선행지수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기 둔화가 뚜렷해진 상황이어서 중국 경제가 경기 확장 국면에 재진입할 경우 세계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소비 확대 수혜주뿐 아니라 조선 해운 철강 화학 등 기존 중국 관련주까지 주목받으며 목표주가가 잇달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오는 11월을 전후해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과 관련한 정책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중국 경기선행지수에 시선집중

코스피지수는 23일 개장 초 1790선 가까이 상승했으나 투신권 매물로 결국 7.83포인트 하락한 1767.71에 마감했다. 중국 부동산시장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상하이종합지수가 출렁이면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이날 지수 흐름처럼 최근 국내 증시에 중국 경기의 영향력이 점차 높아지는 양상이다. 특히 시장의 관심은 중국 경기선행지수의 반등 시점에 집중되고 있다.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의 경기가 한국의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 침체에도 국내 증시가 버틸 수 있는 것은 중국 경기선행지수 반등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며 "중국 경기선행지수보다 6개월 빨리 움직이는 잉여유동성이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의 바닥은 오는 10월"이라고 분석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평균 14개월인 경기순환주기를 감안할 때 11월을 전후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제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도 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기 과열 우려가 줄어들어 향후 긴축 강도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부양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정보기술 신에너지 등 7대 산업을 중심으로 한 신흥전략산업 육성책을 마련 중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신흥전략산업 육성책은 2008년 10월 1차 경기부양책에 이은 또 다른 '4조위안 프로그램'으로 불릴 정도로 중국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산업정책"이라고 말했다.

◆차이나 프리미엄 기대…목표가 '껑충'

중국 경기선행지수 반등 기대 속에 중국의 경기 상황에 따라 제품 수급이 좌우되는 조선 해운 철강 화학주의 상승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LG화학은 목표주가가 27만원대에서 4개월 만에 39만5000원대로 높아졌다. 한진해운(4만5188원)과 현대미포조선(26만4647원)의 평균 목표주가도 2분기 실적 발표 후 한 달 새 8%가량 상향 조정됐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10월 국경절 특수를 앞두고 중국의 산업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달 초 제조업지수(PMI)가 먼저 반등하면 국내 산업재 관련주들도 한 차례 힘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 센터장은 "중국 정부가 새로운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 기조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관련 자본재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1,2분기 실적을 통해 중국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확인된 종목들도 애널리스트들의 긍정 평가와 함께 목표주가가 줄줄이 상향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월 말 33만8000원대였던 평균 목표가가 1분기 실적 발표 후 34만8167원으로,지난달 2분기 실적을 공개한 후엔 40만9250원으로 올라갔다. 아모레퍼시픽도 3월 말 100만1471원이던 평균 목표주가가 115만4524원으로 15.2% 뜀박질했다.

중국의 내수 소비 증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CJ오쇼핑 GS홈쇼핑 CJ제일제당 오리온 등 유통 · 음식료주의 목표주가 상향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은 올 들어 주가가 30% 가량 급등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1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서정환/강지연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