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분기 GDP 규모가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금껏 상당 기간 2위를 고수했던 일본을 510억 달러차로 제친 것이다. 중국의 GDP 성장률을 감안하면, 당분간 일본이 2위 자리를 탈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술 더 떠 현재의 성장세라면 2025년을 전후로 미국 역시 1위를 내줘야 할 전망이다. G2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국의 위상이 커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8월 들어 돌연 큰 폭의 위안화 절하를 단행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위안화가 자율 환율제로 전환될 것이라며 큰소리 쳤던 그들이었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고시환율을 높여 7월말 대비 0.48%나 평가절하 시켰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다. 중국이 통화를 절하시킬 만큼 시장이 위태로운 상황도 아니었을 뿐더러, 오히려 중국의 7월 무역수지가 1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위안화 절하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외교적으로 총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오바마 정부의 입장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 수 있다. 게다가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이 이전처럼 미 채권을 구매하지도 않는다는 점이 더 큰 고민일 것이다. 미 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 6월에 2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채를 매각하는 등 최근 2개월 연속 200억 달러 이상의 채권을 매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중국의 행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부루오바이(卜若柏) 중국 중앙재경대학 교수는 미국이 너무 많은 채권을 발행한 바람에 달러 가치가 중기적으로 하락할 것이기에 현재 중국이 택한 외환 다변화가 이유 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따지고보면 미 국채를 매각하고 있는 국가는 비단 중국만이 아니다. 브라질과 러시아 역시 올해에만 각각 109억 달러와 184억 달러 규모의 달러자산을 매각했다. 반추해보면 갑작스런 중국의 외환다변화 전략과 위안화 평가절하는 미 달러화에 대한 불신의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중기적 달러화의 약세에 많은 돈이 움직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도 굳이 달러화를 방어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엄청난 채무를 덜고자 달러화가 더 하락하기를 바랄 지도 모를 일이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사상 최대 달러화를 보유했다고 한다. 국가의 살림살이는 계획이 필요하다. 과거의 경험이나 단순한 금융경색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릇된 결정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